자영업자 연체율 8년 만에 최고···다중채무자 비중도 역대 최대
자영업자 연체율 8년 만에 최고···다중채무자 비중도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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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1분기 0.35%p 뛰어···2금융권 급등 추세
물가 상승, 경기 악화, 고금리 여파로 폐업을 결정한 소상공인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폐업 매장 바닥에 대출 전단지 등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가 상승, 경기 악화, 고금리 여파로 폐업을 결정한 소상공인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폐업 매장 바닥에 대출 전단지 등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자영업자 연체율이 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 부진, 고금리, 코로나19 충격 속에서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 가운데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자영업자 연체율이 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1014조2000억원)와 4분기(1019조9000억원)에 이어 세 분기 연속 1000조원을 넘어섰다.

1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연체액은 1분기 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4조1000억원)보다 53.7% 늘었다. 증가율이 4분기(24.2%)의 2배 이상이다.

1분기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1.00%로, 2015년 1분기(1.13%)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0.65%)보다도 0.35%p(포인트) 높다. 지난해 4분기(0.12%p)나 3분기(0.06%p) 상승폭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소득별로 보면 저소득(소득 하위 30%)과 중소득(소득 30∼70%)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각각 1.6%, 1.8%로 나타났다. 고소득(소득 상위 30%)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0.9%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2019년 3분기(0.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비(非)은행 2금융권에서 대출 연체율이 치솟았다. 1분기 기준 은행권과 비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각 0.37%, 2.52%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말부터 올해 1분기 말까지 은행권 연체율이 0.11%p 오르는 동안 비은행권 연체율은 0.92%p 급등했다.

자영업자 가운데 이미 여러 곳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가계대출 받은 기관 수와 개입사업자 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대출자)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1분기 현재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73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2.4%(17조2000억원) 더 늘었다. 전체 자영업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개월 사이 70.6%에서 71.3%로 커졌다.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2000만원으로 집계됐고, 대출금리가 0.25%p 오르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이자와 1인당 평균 연이자는 각 1조3000억원, 74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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