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 취약자영업자 연체율, 9개월 만에 4.3%p 급등
[금융안정보고서] 취약자영업자 연체율, 9개월 만에 4.3%p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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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연체위험률, 올해 3.1% 전망···취약차주 18.5%
"취약차주에 대한 채무재조정 촉진해야"
자영업자의 1인당 대출규모 3억3000만원
서울시내 한 폐업 매장 바닥에 대출 전단지 등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폐업 매장 바닥에 대출 전단지 등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자영업자의 대출연체율이 3개 분기 만에 4.3%포인트(p)나 악화됐다. 또한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 역시 올해 말 18.5%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취약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규모가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의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이 1%로 지난해 6월 말 대비 0.53%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상승세를 견인한 것은 취약차주다. 실제 자영업자 중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10%로 지난해 6월 말 대비 4.3%p나 폭등했다. 이 중 다중채무자의 연체율도 1.42%로 0.67%p나 오른 반면, 비취약차주의 연체율은 0.17%로 0.09%p 상승에 그쳤다.

또한 1분기 말 은행 연체율이 0.37%로 3개 분기 만에 0.21%p 상승에 그친 반면, 상대적으로 대출문턱이 낮은 비은행 업권의 연체율은 2.52%로 같은 기간 1.25%p나 급등한 것이 눈에 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경우 임금근로자 등 비자영업자에 비해 높은 부동산가격 하락에 대한 취약성과 원리금 상환부담, 단기 및 일시상환 중심의 부채구조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1분기 말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2019년 말(684조9000억원원) 대비 50.9%나 급증했다. 이 중 비주택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은 58.6%로 비자영업자(15.1%)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또한 1분기 말 자영업자의 1인당 대출규모는 3억3000만원으로, 비자영업자(9000억원)의 3.7배에 달하는 등 상대적으로 원리금상환부담이 높아 고금리 기조에 취약하다.

향후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상업용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대출금리 부담이 유지될 경우 취약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규모가 확대될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 위험률도 급등하고 있다. 연체위험률이란 연체가 시작(5거래일 이상)됐거나 세금을 체납한 자영업자가 보유한 대출잔액의 비중이다.

한은의 분석결과 자영업자대출의 연체위험률은 지난해 2분기 말 1.3%에서 올해 말 3.1%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중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은 9.5%에서 18.5%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 관계자는 "전체 자영업자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아 금융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저해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연체리스크를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취약차주에 대해 새출발기금 등 채무재조정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장기적으로 정상차주의 경우 자발적 대출 상환을 유도하는 한편, 자영업자 부채구조를 단기에서 장기로, 일시상환에서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이와 함께 급격한 자금애로를 겪지 않는 선에서 자영업자의 비주담대에 대한 규제체계도 점진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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