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신규 연체율 1년 만에 2배 이상 '껑충'
5대 은행 신규 연체율 1년 만에 2배 이상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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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연체율 0.33%···건전성도 악화
고금리·경기둔화에 한계차주 증가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광고물.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광고물.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고금리, 경기둔화 여파로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한계차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주요 5대 은행에서는 연체율이 1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는데, 금리 인하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연체율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월 신규 연체율(잠정) 평균은 0.09%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 신규 연체율(0.04%)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7월 0.04%로 변동이 없다가 8월 0.05%로 올라선 뒤 10월까지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어 지난해 11월 0.06%, 12월 0.07%, 올해 1월 0.08%, 2월 0.09%까지 치솟았다. 은행들이 분기 말 연체관리에 나서면서 신규 연체율은 3월 0.07%로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4월 0.08%, 5월 0.09%로 다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5월 가계 신규 연체율이 0.08%로 1년 전(0.04%)의 2배였고, 기업 신규 연체율은 0.11%로 전년 동월(0.05%)의 2배가 넘었다. 가계와 기업 모두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연체율 흐름에 큰 변화가 없다가 하반기 들어 상승세로 전환한 뒤 올해 들어서도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신규 연체 증가는 은행 전체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평균 0.33%로 집계됐다. 전월(0.31%) 대비로는 0.02%p(포인트) 상승했고, 전년 동월(0.20%) 대비로는 0.13%p 높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5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29%, 기업대출 연체율은 0.37%로 각각 전월 대비 0.02%p, 0.04%p 뛰었다. 지난해 5월의 0.16%, 0.22%와 비교하면 각각 0.13%p, 0.15%p 올랐다.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은행 여신 건전성도 악화하고 있다. 5대 은행의 5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비율 평균은 0.29%로, 전월(0.27%) 대비 0.02%p, 전년 동월(0.25%) 대비 0.04%p 상승했다.

가계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월 0.21%로 4월(0.19%) 대비 0.02%p, 전년 동월(0.16%)과 비교하면 0.05%p 상승했다. 기업은 5월 0.35%로 전월(0.33%)과 전년 동월(0.32%) 대비 각각 0.02%p, 0.03%p 올랐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은 기준금리 상승 누적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고금리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경기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도 연체율 상승 배경으로 꼽힌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17.5%가 한계기업으로 조사됐다. 한계기업이란 3년 연속 이자비용이 영업이익보다 많은 기업을 뜻한다.

상장사 한계기업 비중은 2017년 9.2%에서 2018년 11.2%, 2019년 13.7%, 2020년 15.2%, 2021년 16.5%에 이어 지난해에는 17.5%까지 높아졌다.

은행권은 최근 연체율이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가계 등 전방위에 걸쳐 치솟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금리 인하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국내은행 가계대출 리스크 예측' 보고서에서 가계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지난해 4분기 0.18%에서 올해 말 0.33%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금액 기준 국내 은행의 고정이하가계여신은 지난해 말 1조7000억원에서 올해 말 3조원까지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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