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할인부터 귀국 환급금·변호사 비용 등 제공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여행자보험 가입도 빠르게 늘고 있다. 수요가 급증한 만큼 가입자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보험사들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는 모양새다. 해외 체류 중 변호사 선임 비용을 보장하는 등 상품을 차별화하거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등 홍보 마케팅 전략도 다양하다.
1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해보험사의 올해 1~5월 여행자보험 신계약 건수(국내·해외 합산)는 총 54만460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1만1254건)보다 389.5% 급증한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해외 여행자보험의 경우 지난해 8만6175건에서 올해 49만9535건으로 6배 가까이 늘어났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완화 이후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여행자보험 가입이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해외 여행자보험은 여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상해나 질병 의료비, 휴대품 손해 등을 보상해주는 상품으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서는 여행자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금융소비자의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 그동안 억눌렸던 해외여행에 대한 보복소비 심리가 올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월 9847건에 그쳤던 해외 여행자보험 가입은 같은 해 7월 5만5045건으로 5만건을 넘어서더니, 올 1월엔 11만6453건까지 늘었다. 지난 3월(8만7839건)엔 다소 주춤했으나,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지난달(9만6598건)에 다시 9만건대로 올라섰다.
해외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보험사들의 관련 상품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여행사나 핀테크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가 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보장만 담을 수 있는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는 곳도 눈에 띈다.
먼저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은 최근 NHN페이코와 제휴를 맺고 해외여행보험 최대 30%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페이코 모바일앱 내 '트래블팩'을 통해 캐롯의 해외여행보험 가입하면 보험료 20% 할인 혜택(최대 1만원)을 즉시 제공하고, 추가로 보험료의 10%에 달하는 금액을 페이코 포인트(최대 5000포인트)로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이 상품은 해외여행 중 상해사망·후유장해를 기본 계약으로 보장하고, 휴대품 손해와 항공기·수하물 지연비용, 중대사고 구조송환비용, 여권분실 후 재발급비용, 해외상해 및 질병에 대한 해외실손의료비 등을 특약으로 보장한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둘만 모여도 할인 혜택을 주고, 원하는 보장을 담을 수 있는 '해외여행보험'을 새롭게 출시했다. 구체적으로 같이 여행하는 일행이 있을 경우 2명이 모이면 5%, 3명 이상 모이면 10%까지 할인을 제공한다.
특히 기존 해외여행보험이 사고가 나야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과 달리 가입자 모두에게 '안전 귀국 환급금'을 제공한다. 무사히 귀국만 해도 냈던 보험료의 10%를 돌려받을 수 있다. 비행기 지연에 대한 보상과 비행기 지연 자동 알림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이밖에 하나손해보험은 해외여행, 유학 등 해외 체류 중 폭력 상해 피해에 대해 변호사 선임 비용을 최대 500만원까지 보장하는 여행자보험을, 삼성화재는 해외여행 중 비어있는 집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도록 '여행 중 자택 도난손해 특약'이 있는 해외여행보험을 판매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행자보험은 여행 기간이나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보험료가 저렴한 부담 없는 상품이어서 여행 성수기인 7~8월에 판매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면서 "새로운 내용으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더욱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곳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