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B2B 가전사업 집중···저가 경쟁에 수익성은 '글쎄'
삼성·LG, B2B 가전사업 집중···저가 경쟁에 수익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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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B2B 고객 2배 증가···LG, 가전 사상 최대 매출 전망
저가 경쟁에 수익성 확보 어려움···중견기업, 불만 목소리도
삼성전자와 LG전자 사옥. (사진=오세정 기자, 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 사옥. (사진=오세정 기자, LG전자)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국내 가전 업계가 가전 수요 부진을 타개할 방법으로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이를 두고 중국 업체 등과 치열한 저가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상황이라,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와 함께 중소기업의 주된 영역을 대기업이 침범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가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B2B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독일에서 B2B 고객 전용 e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B2B 고객 전용 e스토어는 중소 규모 사업자에 적합한 제품을 제안하고, 구매 혜택까지 제공하는 삼성닷컴 내 서비스다. 이를 통해 B2B 고객 전용 e스토어는 올해 2월 말 기준 전 세계 가입자 수가 전년 대비 배로 늘었다. 

LG전자는 조주완 사장이 지속적으로 B2B 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LG전자는 모든 사업 부문에서 B2B 거래를 확대하고 있고, 특히 가전 분야에선 시스템에어컨, 빌딩 관리시스템, 모터·컴프레서를 비롯한 부품솔루션, 빌트인 가전의 B2B 사업 덕에 2분기 가전 부문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통상 가전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의 영역으로 취급된다. 두 회사는 삼성전자판매(삼성스토어)·하이프라자(LG베스트샵)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판매 전략을 써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글로벌 경기 침체로 가전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B2B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엔데믹 상황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기업 활동이 다시 활발해지고, 이에 따라 B2B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가전의 B2B 거래는 성능보다는 '가격'에 초점이 맞춰진다 점에서 매출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례로 국내 노트북PC 시장에서 지난해 2분기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대만의 아수스(ASUS)가 B2G(기업과 공공기관 거래)를 통해 경상남도교육청에 대규모 교육용 스마트 단말기 3종을 총 28만대 공급하면서, LG전자가 국내 노트북PC 점유율 3위로 밀려난 것이다. 

이를 두고 당시 업계 관계자는 "노트북이라는 게, 결국 비슷한 성능으로 따질텐데 국내 제품보다 해당 제품의 가격이 현저히 저렴했다는 뜻"이라며 "아수스가 수익을 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브랜드 파워가 있는 국내 업체도 비슷한 가격을 제시해야 B2B나 B2G 거래를 통해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인데, 수익성 측면에서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국내 가전 B2B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저가를 무기로 경쟁적으로 영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 하이얼,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은 처음부터 한국 시장에 진출할 때 전략적으로 B2B 시장을 택했다.

국내 중견 가업 업체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견 가전업체 관계자는 "작은 기업의 사업 분야까지 대기업이 들어와서, 걱정만 늘어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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