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경기침체 우려에 달러·원화 동반 약세···美CPI '주목'
[주간환율전망] 경기침체 우려에 달러·원화 동반 약세···美CPI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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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농업 고용, 임금상승률 둔화···연준 긴축 '막바지'
달러인덱스 101선에도 13개월 무역적자···원화 약세 '뚜렷'
이번주 환율 1280~1340원···금통위, CPI 등 빅이벤트 변수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견조했던 '킹달러(달러 초강세)' 위상이 경기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흔들리고 있다. 고용발 임금 상승압력이 식어가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해석이 팽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13개월 연속 무역적자 등으로 원화 역시 약세를 보이며, 환율은 1310원대를 수성하고 있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10~14일)은 한국은행 통화정책회의와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1300원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0.2원 내린 달러당 1316.5원에 개장했다. 다만 9시 40분 기준 환율은 상승 전환해, 1320원에 근접한 상태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달러와 원화의 동반 약세로 요약된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3월 비농업 고용이 23만6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31만1000개)과 시장전망(23만8000개)을 모두 하회한 수치다.

주목할 점은 임금상승률이다. 3월 시간당 평균임금이 전년 동월 대비 4.2% 증가하며, 2월(4.6%)에 비해 증가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고용이 늘어났음에도 임금상승 속도가 느려졌다는 것은, 그간 연준의 통화정책이 주효했다는 방증이다.

다만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비해 높은 수준이며, 실업률 역시 3.5%로 시장전망(3.6%)을 소폭 하회했다. 이는 완화됐으나, 여전히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재료로 소화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67.3%로 일주일 새 18.9%포인트나 상승했다. 지난주 말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도 3.9806%로 전장 대비 3.91% 상승했다.

이와 별개로 시장내 연준의 긴축이 막바지란 인식은 더욱 확대됐다. 7일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긴축 주기의 막바지라는 것은 확실하다"며 "추가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 연준은 최후의 순간까지 고민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오는 12일 발표를 앞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월(6%) 대비 크게 둔화된 5.2%로 전망되는 등 물가 상승압력도 크게 완화된 상태다. 지난주 발표된 제조·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도 크게 하락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참여자 49.7%는 7월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으며, 달러인덱스는 101.72로 전주 대비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달러와 함께 원화 역시 동반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요소다. 3월 기준 13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이어지며 국내 경제 펀더멘탈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11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한은 금통위는 1.5%포인트까지 벌어진 한미 금리차에도 국내 경기 부진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은 "최근 미국채 금리 하락은 미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심리를 대변하며, 달러화도 약세 흐름을 보였다"면서 "다만 세계 경제·시장 민감도가 높은 원화의 약세 압력은 더욱 뚜렷해, 환율 상승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하면 연준의 긴축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달러 약세가 전망되고 있다. 다만 부진한 국내 경기지표는 달러 약세 흐름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달러와 원화의 동반 약세라는 희소한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이번주 한은 통화정책회의와 3월 CPI 발표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이번주 환율은 1280~1340원 사이 다소 넓은 범위에서 등락할 전망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300~1330원

이번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미국 CPI 발표와 금통위 이벤트 관망세 속에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갈등이 불거지고 있고, 배당금 역송금 수요도 환율 상승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1320원 대에서 상단이 번번히 막히고 있는 만큼, 상승폭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 : 1300~1330원

이번주 CPI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유효한 상태다. 미 고용지표가 둔화됐지만, 연준이 금리인상을 한번 정도 더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며, 달러 가치가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다.

반대로 원화는 부진한 경기 펀더멘탈 등 반등할 만한 재료가 부재하다. 4월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늘며, 오히려 환율 상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 추후 중국 경기 개선과 함께 강세로 전환될 수 있지만, 이번 한달간 환율은 1300원 초반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280~1340원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든 가운데 3월 미 CPI 결과는 5월 FOMC에서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등 금리인상 사이클 중단 여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다. 만약 CPI가 시장 예상치에 준하거나, 하회할 경우 달러화의 추가 약세 폭은 확대될 것이다.

4월 1~10일 국내 수출 동향도 환율의 중요 변수다. 국내 수출 증가율과 무역수지 적자 폭은 국내 경제 펀더멘탈 우려 증폭 여부를 결정할 것이며, 4월 초반 국내 수출 지표에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일정부분 확인될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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