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라고?···새해 벽두 글로벌 명품 브랜드 '릴레이 가격인상'
불황이라고?···새해 벽두 글로벌 명품 브랜드 '릴레이 가격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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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로 상승한 제작비·원재료 및 물류비·환율 변동 고려
"사치재 가격 올라도 수요는 안줄어"···'베블렌 효과' 겨냥
서울시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본점 디올 매장 내부. (사진=이지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명품 브랜드들이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짧은 주기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상승한 제작비·원재료비 뿐만 아니라 물류비·환율 변동까지 고려해 가격 조정에 나선 것이다. 구매 동기는 다르지만 복권처럼 불황속에 오히려 판매가 늘어나는 등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선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지난 4일 의류·가방 등 제품 가격을 5∼10% 인상했다. 에르메스의 가방 가든파티 36은 기존 498만원에서 537만원으로 7.8% 올랐다. 에블린은 453만에서 493만원으로 8.8% 상승했다. 린디26은 1023만원에서 1100만원으로 7.5% 올랐다. 에르메스는 지난 5일에는 주얼리 제품 가격을 최대 20% 가량 인상했다. 예비부부 웨딩밴드로 알려진 헤라클레스 웨딩밴드는 363만원에서 439만원으로 20.9% 올랐다.

프라다는 지난 5일부터 전 제품 가격을 5~10% 인상했다. 인기 상품인 리나일론 백팩은 240만원에서 265만원으로 10% 인상했다. 또 리나일론 및 사피아노 가죽 숄더 백은 265만원에서 290만원으로 9.4% 올랐다.

앞서 지난 2일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롤렉스도 주요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대표 인기모델인 서브마리너 오이스터 41㎜ 오이스터스틸 모델은 1142만원에서 1290만원으로 13% 인상했다. 예물 시계로 손꼽히는 데이저스트 라인의 일부 품목도 가격이 상향 조정됐다. 데이저스트 36mm 오이스터스틸과 옐로우 골드 모델은 1421만원에서 1532만원으로 8% 인상했다. 

같은날 샤넬 뷰티는 넘버 5 오 드 빠르펭과 코코 마드모아젤 향수 100ml 가격을 5.4% 인상했다. 특히 루쥬 알뤼르 립스틱의 경우 12.2%나 올렸다. 

샤넬 관계자는 "다른 주요 럭셔리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샤넬은 모든 지역에서 제품의 가격을 정기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며 "이번 가격 조정은 2023년 1월 2일부터 한국 시장을 포함해 샤넬 매장이 운영되는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앞서 샤넬은 지난해 1월, 3월, 8월, 11월 네 차례 가격 조정을 단행했다. 샤넬은 지난해 8월 10일부터 샤넬 클래식 플랩백 스몰 가격은 1105만원에서 1160만원으로 올랐다. 클래식 플랩백 미디움은 1180만원에서 1239만원으로, 보이 샤넬 플랩백도 759만원에서 797만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지난해 1월에는 코코핸들 가격을 10% 이상 인상한 데 이어, 같은해 3월 클래식 플랩백 스몰·미디움, 보이 샤넬, 가브리엘호보 등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샤넬 관계자는 "샤넬은 2015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도입한 조화로운 가격 정책에 따라 지난해 11월 2일 매장 내 전 제품의 가격을 조정했다"며 "이는 지역간 존재할 수 있는 현저한 가격 차이를 줄여 전 세계 고객에게 공평성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요 럭셔리 브랜드가 당면한 이같은 가격 차이는 환율 변동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구찌 역시 지난해 2월, 6월, 10월에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평균 인상률은 각각 6%, 6%, 4%이다. 가격 인상은 본사 가이드라인·정책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찬 디올의 경우 지난해 1월 가격 인상에 이어 같은해 7월 주요 제품 가격을 10% 올렸다.

업계에서는 명품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에도 높은 브랜드 경쟁력으로 수요가 줄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는 일부 계층의 과시욕으로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인 '베블렌 효과'가 그 배경이라는 지적이다. 베블렌 효과는 사치재 가격 인상 시 수요도 증가하는 현상을 뜻한다. 

한편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와 이탈리아 명품 협회 알타감마는 올해 명품시장은 적어도 3~8%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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