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실종에 위축된 IPO 시장···중소형사 존재감 뚜렷 
'대어' 실종에 위축된 IPO 시장···중소형사 존재감 뚜렷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스닥 상장 기업 80곳 '17%↑'···코스피는 61%↓ '대어' 8곳은 IPO 접어
새내기주 4곳 중 3곳 꼴 공모가 상회···펀더멘털 양호한 기업 투자자 관심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들어 뚜렷한 침체를 보이는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중소형사들이 존재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증시 부진에 '대어'급 기업들이 잇달아 상장을 연기·철회한 것과 확연히 다른 흐름이다. 업황·실적이 양호한 기업들은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코스닥 시장에 새로 상장한 기업은 80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8곳)과 비교해 17.6% 증가했다. 반도체와 바이오, 2차전지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증시에 입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신규 상장사는 7곳으로, 전년(18곳)보다 61% 급감했다. 

대형 기업들은 시장의 주목을 뒤로하고 속속 IPO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미국발(發) 긴축 우려 등으로 증시가 갈수록 침체 양상을 보이자,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 상장 의사를 거둬들인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SK쉴더스, 골프존커머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이 수요예측 전후로 공모 계획을 철회했다. 

이로써 올 들어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IPO를 포기한 곳은 8곳에 달한다. 올해 주요 공모주로 일찌감치 관심을 받은 신선식품 새벽 배송 기업 컬리와 '인터넷 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도 당초 연내 상장을 예정했지만, 내년으로 연기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컬리는 8월 말, 케이뱅크는 지난달 20일 상장 예심을 통과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공모 규모가 적은 중소형 기업들은 IPO 완주에 성공하고 있다. 실적과 성장성이 견조한 점이 지속되는 증시 부진에도 시장의 관심을 끈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대어'인 2차전지 분리막 전문 기업 더블유씨피(WCP)는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결과를 받았지만, 공모 가격과 주식 수를 줄여 상장을 강행하기도 했다. 

증권사 IPO 담당자는 "대형 기업보다 중소형 기업들이 공모 과정에서 흥행하는 경우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시장이 좋았을 땐 기대감만으로 흥행이 가능했지만, 하락장이 이어지는 시기엔 기업 펀더멘털이 관건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금 조달 창구가 마땅치 않은 기업들은 몸값을 낮춰서라도 코스닥 상장을 원한다"고 했다. 

코스닥 새내기주들은 증시 부진에도 주가 흐름도 양호한 편이다. 지난 8월 상장한 새빗켐의 주가는 공모가(3만5000원)보다 무려 248% 오른 12만1900원을 기록 중이다. 유일포보틱스(170%)와 성일하이텍(155%), 오토앤(118%) 등도 공모가 대비 100%를 웃도는 수익률을 시현했다. 코스닥 상장 후 1개월이 경과한 64개 기업 중 공모가 대비 주가가 오른 기업은 48곳으로 75% 비중을 차지한다. 

통상 연말에 IPO가 몰리는 특성상 4분기에도 기업들의 코스닥 상장 타진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증시 흐름과 종목에 따라 판이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세라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향후 IPO 시장은 특정 섹터 및 종목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증시 하락이 지속되면 IPO 종목들의 수요 예측과 수익률 양극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