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12년 만에 태양광 사업 철수···IT·로봇 등 집중
LG전자, 12년 만에 태양광 사업 철수···IT·로봇 등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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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 심화·원자재 비용 상승 등 사업환경 악화"
태양광 패널 사업 인력 900명은 재배치···"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LG전자가 생산공장에 태양광 발전소를 도입하며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낸다. 사진은 태국 라용(Rayong) 소재 LG전자 생활가전 생산공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모습. (사진=LG전자)
사진은 태국 라용 소재 LG전자 생활가전 생산공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모습. (사진=LG전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LG전자가 12년 만에 태양광 셀 및 모듈(이하 태양광 패널)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이어 핵심사업과 미래준비에 집중하기 위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3일 태양광 패널 사업 생산 및 판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22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오는 6월 30일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키로 결정했다. LG전자는 "그간 태양광 패널 사업의 방향성을 놓고 지속해서 검토해 왔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사업과 미래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2010년 태양광 패널 사업을 시작해 N 타입, 양면형 등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최근 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원자재 비용은 상승하는 등 글로벌 태양광 시장과 사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이다.

지난 수년간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대에 머물렀다. 2019년 1조1000억원대였던 매출은 2020년 8000억원 대로 하락하는 등 사업이 주춤해왔다. 향후 사업의 불확실성도 지속되는 추세다. 이에 LG전자는 사업에서 철수하지만 A/S 등 필요 물량을 고려해 2분기까지는 태양광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양광 패널 사업 관련 국내 600여명을 포함한 에너지사업부 직원 900여명에 대해서는 재배치할 예정이다. 재배치는 직원들의 역량과 의향을 먼저 고려하되 다른 사업본부 및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행할 계획이다. LG전자 측은 "타 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기는 직원들에게는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이들이 새 근무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는 LG전자는 이번 사업 종료를 계기로 신사업 육성 및 연구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태양광 패널 사업이 속한 B2B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IT(모니터, 노트북 등), ID(사이니지, 상업용 TV 등), 로봇 사업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사업본부 및 전사 차원의 신사업을 검토, 육성한다. 신사업의 경우 사내벤처, CIC(사내회사) 등 혁신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역량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적 협력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LG전자는 ESS(에너지저장장치)와 빌딩에너지관리솔루션인 LG BECON을 포함해 현재 진행 중인 에너지 관련 사업과 연구개발은 지속한다. LG전자는 생활가전, TV 등 기존 주력사업에서는 하드웨어 중심이던 사업 체계를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분야까지 확대하며 고객가치 및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6년간 이어온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며 자동차부품 사업에서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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