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딩스 100% 자회사 사업체 포스코로 분할
소재·원자재·수소 육성 '박차'···지주사, 재원 조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포스코가 2000년 10월 민영화 이후 21년 만에 지주사 체제로 거듭난다. '포스코홀딩스'라는 이름의 지주회사와 철강사업회사 '포스코'로 나눠 철강,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등 그룹의 핵심 기반사업을 포함해 미래 신사업을 강화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 기업가치를 현재의 3배 이상 증가시킨다는 목표를 내놨다.
포스코는 10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방식 등 2가지 지주사 체제 전환 안건이 모두 상정됐으나 물적분할 방식이 채택됐다. 지주회사 전환은 내년 1월 28일 개최되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그간 회사는 저탄소·친환경 시대로의 대전환, 기술혁신 가속화,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 강화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지속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를 가장 성공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그룹의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고, 사업 및 투자 관리를 전담하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 판단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특히 회사 역량이 철강사업에 집중되면서 그룹이 추진하는 다른 신산업 분야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점도 지주사 전환 추진의 배경이 됐다고 덧붙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유망 신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철강 중심기업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어서 신성장 사업에 대한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포스코그룹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철강 사업회사를 지주회사가 100% 소유하는 완전자회사로 물적분할하고, 지주사가 중심이 돼 그룹의 새로운 성장 비전을 추진하는 방식을 따른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상장 존속법인으로 유지되며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는 비상장 신설법인으로 운영된다. 철강 사업을 포함해 향후 설립될 신규 법인들 역시 비상장을 유지해 각 자회사의 성장 가치가 온전히 포스코홀딩스의 주주가치로 연결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고 지주회사와 자회사 주주 간의 이해 관계가 상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그룹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철강회사의 비상장 유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신설 철강회사의 정관에 '제3자배정, 일반 공모' 등 상장에 필요한 규정을 반영하지 않을 예정이다. 포스코는 기존의 '분할 후 상장' 모델과는 차별화 된 글로벌 선진 지배구조 모델을 그룹에 정착시킬 방침이다.
향후 그룹 사업을 위한 자금이 필요할 경우, 자회사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지양하고 지주사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또 지주사는 그룹 사업의 영역별 전문 인사를 보강해 이사회를 구성하고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하는 등 이사회 중심의 선진 그룹 경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크게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개발 △그룹 사업 개편 및 시너지 확보 △그룹 연구개발(R&D) 전략 수립 △ ESG 경영 리딩의 역할을 맡게 된다.
지주사는 그룹의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미래 사업 테마를 발굴하며 인수합병(M&A)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미래사업 포트폴리오 개발자로서 역할한다. 동시에 그룹의 사업을 진단 및 평가하고 사업육성 또는 구조조정 방향을 설정한다.
포스코는 이날 2030 중장기 성장전략도 공개했다.
먼저 철강사업의 경우 2030년까지 평균 13%의 영업이익률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생산체제 기반 구축, 프리미엄 제품 판매 강화, 해외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사회적 감축 10%를 포함해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총 20% 절감을 목표로 2조원을 투자해 탄소중립 생산체제 구축에 나선다. 해외에서는 12조 원을 투자해 현재 510만톤(t)의 조강 능력을 2310만t으로 확대하고, 영업이익률은 7%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현재 인도와 미국 등에서의 전기로 일관밀 합작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탄소중립 확산으로 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기술(CCUS), 수소환원제철 기술 완성 등 친환경 생산체제로의 전환이 전 세계 중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고객 파트너십 기반으로 2030년까지 양·음극재 생산능력을 현재 약 11만 5000t에서 68만t까지 확대하고, 선도 기술 확보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Top-Tier)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리튬·니켈 사업은 이미 확보한 자체 광산·염호와 친환경 생산 기술을 활용해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고, 추가 원료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2030년까지 리튬은 22만t, 니켈은 14만t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수소사업의 경우, 7대 전략국가 중심의 블루·그린수소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핵심 기술 개발 투자 등을 통해 2030년까지 50만t, 2050년까지 700만t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에너지 분야는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 신재생 에너지 등 수소경제와 연계한 사업을 확대하고 건축·인프라 분야는 친환경 및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 시티, 모듈러 등 친환경 건축과 플랜트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식량사업은 조달 지역 다변화 및 밸류체인 확장을 통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과거에도 수차례 지주사 전환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 시점이야말로 경영구조 재편에 최적기라는 이사회의 공감대가 있었다"며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육성함은 물론, 그룹 사업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