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66조 '뚝'···'반도체 투톱' 삼전·하이닉스, 추락 어디까지?
시총 66조 '뚝'···'반도체 투톱' 삼전·하이닉스, 추락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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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거래일 연속 하락 '연중 최저'···하이닉스는 2인자 위태
外人 5.4조 '매도 폭탄···'코스피 2개월여 만 3200선 하회
외국계 증권사 "반도체 업황 둔화, 비중 축소'···투심 위축
삼성전자(왼쪽)-SK하이닉스 최근 주가 추이
삼성전자(왼쪽)-SK하이닉스 최근 주가 추이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주식시장 최상위주이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연중 최저가 행진을 이어가며 시가총액이 66조원 넘게 증발했다. '반도체 업황 둔화'를 골자로 한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 전망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양상이다.    

13일 오전 11시11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2700원(-3.51%) 떨어진 7만4300원, SK하이닉스는 500원(-0.50%) 내린 1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모두 7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올해 들어 최저점을 다시 썼으며, 이 기간 쪼그라든 시가총액은 도합 66조원을 상회한다. 

외국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식을 각각 3조5600억원, SK하이닉스 1조8400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급락을 이끌었다. '반도체 투톱'이 크게 휘청이자 코스피지수도 7거래일째 내림세를 지속, 두 달여 만에 3200선을 밑돌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초만 해도 '10만전자' 가시권에 들었지만, 이 같은 열기는 온데간데 없는 모습이다. 한때 15만원을 넘겼던 SK하이닉스도 어느덧 10만원선마저 무너지면서 수년간 공고히했던 '코스피 2인자' 자리도 위태로운 처지가 됐다. 올 2분기 예년을 웃도는 깜짝실적을 시현했음에도 주가는 되레 쇼크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주가가 크게 뒷걸음하는 배경에는 향후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상승에 주효했던 메모리 반도체의 부정적 전망이 드리우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외국계 증권사가 잇달아 반도체 업황을 부정적으로 내다보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와 CLSA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 축소'를 투자의견으로 한 리포트를 내놨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최고점에 도달해 수요를 넘어섰다"는 내용이 골자다. 목표주가 역시 삼성전자는 8만6000~8만9000원, SK하이닉스는 8만~12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반도체의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반도체 업황이 확장 국면에서 둔화 국면으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D램은 내년에도 근본적 공급 과잉 상태를 유지하고 재고 증가로 인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우호적 시각을 견지했던 국내 증권사도 '반도체 업황 둔화' 의견을 통해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4월 이후 발생 중인 언택트 수요 둔화와 IT 세트(Set) 출하 부진 및 이에 따른 고객 반도체 재고 증가가 업황과 가격에 본격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목표주가를 종전 16만원에서 12만5000원으로 내렸다. 

다만 부쩍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중에도 "시장의 우려가 지나치다"는 진단도 맞서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업황 우려가 상존한다면서도, 서버 수요가 견조하다며 앞서 4월과 7월 제시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 10만700원과 17만7000원을 모두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4분기부터 반도체 가격이 다운 사이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점은 동의했다. 다만 "PC 디램 비중은 전체의 15% 수준인데 비해, 서버 D램 비중은 30%로 그 수요가 상대적으로 견고하다"며 "D램 혼합 평균판매단가(ASP)가 4분기부터 하락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제언했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반도체 업종은 여타 업종과 달리 예측이 쉽지 않아 섹터 담당 연구원들의 시각도 저마다 다를 수 있다"면서 "호실적은 주가에 선반영되는 경향이 크므로 주가 향방은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초 같은 '슈퍼사이클' 전망이 나오지 않는 한 당분간 뚜렷한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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