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 빠진 은행들···차세대 신사업으로 '낙점'
'메타버스'에 빠진 은행들···차세대 신사업으로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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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銀, 메타버스 전담 '디지털혁신TFT' 신설
우리銀,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회원사 가입
시장 잠재력 풍부···적극적인 활용 방안 검토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전광석화'라는 닉네임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한 MZ직원들과 직접 셀프 카메라를 찍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전광석화'라는 닉네임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한 MZ직원들과 직접 셀프 카메라를 찍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은행권이 메타버스를 차세대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그동안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탐색전을 벌였다면, 이젠 메타버스의 장점을 앞세운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사업 창출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6일 디지털경험본부 조직 내 메타버스 전담조직인 '디지털혁신TFT'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디지털혁신TFT를 통해 원천기술 보유업체와의 비즈니스 협력·투자 외에도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위한 세미나·강연 및 상담서비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과 소통을 위한 체험공간 구축 등 다양한 접근방식을 검토하고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신설된 조직은 비대면, 가상현실 등에 익숙한 MZ세대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면서 "단순히 가상의 은행 점포를 만들거나 회의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기존 금융권의 접근방식을 넘어선 중장기 과제를 도출해 단계별로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5일 가상경제 선제대응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회원사로 가입을 마쳤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정부 디지털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과학정보통신기술부에서 추진하는 민간 'K-메타버스 연합군'으로, 앞서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참여했다.

이미 메타버스 기술과 플랫폼을 활용한 미래금융 서비스를 검토한 우리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미래금융 플랫폼과 오프라인 메타버스 브랜치 개발을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내 업계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할 방침이다.

예컨대 메타버스 미래금융 플랫폼은 디지털 휴먼 기반의 인공지능(AI)은행원을 활용해 우리WON뱅킹이 미래 메타버스 시대에 어떻게 진화해 나가야 하는지 사용자 관점에서 고민해 보고, 오프라인 메타버스 브랜치는 현실 영업점에 증강현실(AR) 기반 금융정보 및 서비스를 더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다른 은행들도 발 빠르게 메타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게더(Gather)플랫폼을 활용해 가상 사무실부터 가동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은 독자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추진 중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금융 브랜치와 금융 교육, 고객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금융·비금융 콘텐츠를 제작해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은행권의 이런 움직임은 코로나 뉴노멀, MZ세대 부상 등을 배경으로 메타버스의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메타버스 내 영역을 먼저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만큼, 메타버스로 사업의 무게 중심을 옮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신사업이나 서비스 방향을 구체적으로 정하진 않았지만, MZ세대와의 '소통의 창구'에서 더 나아가 기존 서비스를 보완하거나 신규 고객 유치 등으로 연계할 방침"이라며 "우선 다양한 시각에서 적극적인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메타버스 산업은 단순 AR/VR 도입을 넘어 가상화폐와 가상자산을 중심으로 하는 가상경제 플랫폼이 부상하고 있다"며 "금융업의 새로운 장을 제공할 비금융기업과 금융기업 간 연계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메타버스 서비스 도입에 앞서 밸류체인 차원의 도입 분야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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