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조선업, 1분기 수주량 '작년 10배'···'영광' 재연할까
韓 조선업, 1분기 수주량 '작년 10배'···'영광' 재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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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선박 발주량 52% '세계 1위'
"철강가격 상승, 자구노력 지속해야"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만 45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만 45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중공업)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한국 조선업계가 올해 1분기 지난해 10배에 달하는 수주를 따내는 등 쾌속 순항하고 있다.

다만 선박 건조 원재료인 철강제품들의 가격이 지속 고공행진하는 데다 건조시기를 거쳐 노선 투입 후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최소 1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마냥 웃을 수는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6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024만CGT(표준선 환산톤수·323척)으로, 이 가운데 한국이 532만CGT(126척·52%)를 수주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전 세계 발주량 397만CGT 가운데 55만CGT(약 14%)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10배 육박하는 수치로, 조선 호황기인 2006∼2008년 이후 13년 만에 1분기 기준 최대 기록이다. 선박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73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2016년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난달로 살펴봐도 전 세계 선박 발주량 520만CGT(133척) 가운데 한국이 286만CGT(63척, 55%)를 차지하며 1위를 고수했다. 그 뒤로는 중국 219만CGT(63척, 42%), 독일 7만CGT(1척, 1%) 순이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지난 2월보다 2p 상승한 130p를 기록하며 지난해 1월 수준을 회복했다.

이 같은 호실적의 8할은 국내 조선업체 '빅3(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에 있었다.

먼저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잠정기준 총 68척, 55억 달러(6조 1836억원)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액 149억 달러의 37%를 달성했다. 매달 수주량을 살펴봐도 지난 1월 14척(14억2000만 달러), 2월 24척(15억4000만 달러), 3월 30척(25억2000만 달러) 등 지속 상승세다. 특히 지난달 말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과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등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규제 대응에 가능한 선박 12척을 약 1조2000억원에 수주키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2조8000억원에 수주, 역대 최대 건조 계약을 체결하는 등 총 42척, 51억 달러(한화 5조76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벌써 올해 목표 78억 달러의 65%를 채운 셈이다.

대우조선해양 또한 이달 중순 미주, 유럽, 아시아지역 등 선주 3곳으로부터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0척(총 1조1000억원 규모) 수주 건을 포함해 현재 총 19척(17억9000만 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올해 목표(77억 달러)의 23%를 달성한 셈이다.

이들의 실적을 종합하면 올해 1분기 14조 원에 육박하는 수주 건을 따낸 셈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 해상물동량이 회복되고 있는 데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로 인해 컨테이너선과 원유운반선 중심의 친환경 선박 발주가 증가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배기가스 저감장치인 스크러버(Scrubber), 연료 절감기술(Energy Saving Device)과 차세대 스마트십 솔루션 '에스베슬(SVESSEL)' 등 친환경 규제에 적합한 고효율 독자적 기술력을 가진 한국 업체들에겐 단비와 같은 상황이다.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세계 선박 발주가 전년 대비 54.1% 많은 3150만CGT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다만 자동차·건설 등 전방산업의 시황이 회복됨에 따라 철강제품 가격 또한 상승하고 있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고 우려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의 수지 현황과 철강 원료가 상승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후판 가격을 인상키로 얼마 전 결정됐다"며 "최근 철강제품 가격이 주춤했으나 중국 당산지역의 환경오염으로 인한 정부의 환경규제로 공급 축소가 가시화되면서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철강업계는 부진한 조선업계 상황을 고려해 선박을 건조하는 데 필요한 원재료 중 하나인 후판 비용을 동결하거나 인하하며 적자를 감내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철강제품 가격이 지속 상승하자 가격 인상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 3~4년에 비해 호황이 찾아온 것은 맞지만 철강재 가격이 인상되고 있고 신조선가 지수 또한 호황이었던 시기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 인력 감축을 포함한 비용절감에 집중하는 등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노선 투입에 이어 매출 발생까지도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재 물동량 회복에 힘 입어 자구노력을 지속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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