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잇단 자사주 매입···손태승 회장의 실적 개선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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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8만8127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보유한 우리금융 주식이다. 4대 금융지주 회장 중에서 가장 많은 회사 주식을 갖고 있는 손 회장은 올해에만 다섯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취득했다. 올해 총 매입금액만 2억3493만원에 달한다.

손 회장의 자사주 사랑은 올해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주가 부양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마다 회사 주식을 매입해 왔다. 업계에선 손 회장의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을 두고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장의 우려를 충분히 극복할 능력이 있다는 신호를 꾸준히 보내고 있는 셈이다.

실제 손 회장은 우리금융 '기업가치 제고'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중에서도 최고 관심사는 디지털 혁신 전략이다. 그룹 경영협의회에서 "디지털 혁신은 그룹의 생존 문제"라고 외친 그는 지난 10월 그룹사 디지털 조직을 한데 모은 '디지털 컨트롤 타워'를 가동했다.

지주사 디지털·IT부문과 IT 자회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 디지털 개발본부를 우리금융남산타워로 이전했으며, 디지털 전략을 챙길 수 있는 새 집무실도 조성했다. 그는 오전에 우리금융으로 출근했다가 오후엔 이곳으로 이동해 디지털 직원들과 소통하고 전략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기업들이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뛰어들며 금융권에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실무진과의 소통을 강화해 시장보다 빠른 변화를 이끌어가겠다는 게 그의 청사진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또한 손 회장이 관심 갖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ESG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탈석탄 정책에도 속도를 낸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도 지주의 탈석탄 금융 선언에 동참했는데, 향후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PF(프로젝트 파이낸싱)나 채권 인수 등을 중단하기로 했다.

여기에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정책에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우리은행이 소유 중인 자가 영업점 건물에 전기차 충전소를 시범 설치하고, 안성에 있는 그룹 연수원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보급하는 등 저탄소화 정책에도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신년사를 통해 올해 7대 경영전략으로 △지속성장 동력 강화 △디지털 혁신 선도 등을 꼽은 만큼, 손 회장은 내년에도 ESG경영과 디지털 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손 회장이 공들이는 이 경영 전략들이 성과를 낸다면 주가 부양은 물론이고, 완전 민영화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지주는 2016년 10월 과점주주체제를 꾸려 민영화됐지만 여전히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 지분 17.25%를 보유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각 일정이 지연되고 있으나, 우리금융 주가가 최근 만원선을 회복하면서 민영화 작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제 손 회장에게 남은 과제는 비은행 부문 라인업 강화다. 최근에 아주캐피탈 인수를 마무리한 점은 손 회장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요소 중 하나다. 다만,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추려면 증권과 보험 부문을 인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크다. 최근 5대 금융지주사 실적이 비은행 포트폴리오에서 결정되는 상황이라는 점, 여전히 우리금융의 경우 은행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도 손 회장이 비은행 강화에 보다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금융도 비은행 강화에 다시금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최근엔 최우선으로 고려하던 증권사 외에도 벤처캐피탈 확보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우리금융의 2021년을 기다리고 있다. 그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자신감을 표출한 것처럼 내년에 비은행부문 강화, 디지털 혁신·ESG 부문 보강, 완전 민영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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