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에 기업 눈높이 '뚝'···진흙탕 속 진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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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 속출···상향보다 5배↑
불확실성 속 실적 모멘텀 갖춘 바이오 기업 등 '주목'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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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상장사의 악화한 실적도 불 보듯 한 상황이 됐다. 증권가에서도 기업을 보는 눈높이를 잇달아 낮추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향후에도 비관적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유효한 종목에 관심이 모인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3월 들어 상장사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보고서는 총 298개로 집계됐다. 이달 중 주말을 제외한 14일 동안 하루 평균 21개꼴로 목표주가를 내려 잡은 보고서가 나온 셈이다. 상향 보고서(59개)에 비해 5배 웃도는 수준이기도 하다.

특히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낮춰 잡은 보고서가 1년 만에 등장한 점이 눈길을 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16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6만7000원에서 6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최선호주에서 차선호주로 낮췄다.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을 38조9000억원에서 34조8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를 낮췄다"며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세트 둔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IM(IT·모바일) 사업부 및 CE(소비자가전) 부문 제품 출하량도 사업계획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이날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스마트폰과 TV, 가전 및 일부 부품 수요 부진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6만85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내렸다. 유종우 연구원은 "이를 반영, 올해 연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13.3% 하향 조정한다"며 "영업이익도 9조7000억원으로 기존보다 13.5% 하향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의 종식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가운데 국제유가 급락 이슈까지 가세하면서 불확실성이 극대화한 상황이다. 그만큼 증권사들은 기업 실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192곳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는 29조56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50% 감소한 수준이자, 한 달 전 추정치보다도 5.99% 줄었다. 순이익 역시 19조8536억원(-12.15%)으로, 한 달 전보다 6.82% 감소한 규모다.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가장 큰 폭 감소한 업종은 호텔·레저로, 업종 내 전 종목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2월 면세점 매출이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4월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며 "여타 카지노 종목(영업중단, 중국 VIP 고객 감소)과 여행 관련 종목(여행 수요 급감)도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업체 가운데 '유가 쇼크'에 직면한 S-Oil은 올 1분기 영업손실 497억원, 당기순손실 719억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포스코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철강·금속업종도 단기 실적에 대한 보수적 접근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확산 등 잇단 악재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서도 실적 개선 기대감이 유효한 업종·기업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진단시약 개발, 백신 수출 등 모멘텀이 존재하는 일부 바이오주는 급락장에도 약진하는 모습이다.

유전자 진단 시약기업 씨젠은 이달 들어 주가가 62.2% 급등했다. 두 번이나 상한가로 직행한 데 힘입어 지난달 말 3만6500원에서 6만원선까지 올라섰다. 최근 코로나19 진단시약 '올플렉스'(Allplex 2019-nCOV Assay) 개발에 성공해 실적 개대감이 부각한 영향이다.

진단시약은 검사기관에 따라 하루 1000명 이상의 동시 검사가 가능하고, 검사시간을 4시간 이내로 단축했다는 특징이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씨젠의 올플렉스는 코로나19 특이 유전자 모두 검출해 검사 정확도가 높다"며 "코로나19가 계절성 바이러스로 안착된다면 사용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대장격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1분기 영업이익 431억원, 순이익 543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도 영업이익 1284억원으로 65.9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이어 호실적이 예상돼 주가 역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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