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 연준 '긴급성명'에 화들짝···1200원 깨질까
[주간환율전망] 美 연준 '긴급성명'에 화들짝···1200원 깨질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가들 "美 금리인하 기대로 달러 약세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2∼6일) 원·달러 환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식을 주시하며 큰 변동성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환율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원화 가치 상승). 무엇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하향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어서다. 

다만 국내 확진자 급증을 계기로 외국인 주식자금이 최근 3조원 넘게 빠져나간 데다, 국내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 하향, 중국 위안화 약세 흐름 등 환율 상승 기대감도 유효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7원 내린 달러당 1203.0원을 나타내고 있다(원화 강세). 전장 대비 8.7원 내린 1205.0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하락폭을 더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주 환율은 코로나19의 빠른 확산과 외국인의 주식시장 매도세에 전주말 대비 4.50원 상승한 1213.7원에 마감했는데, 이를 모두 만회하고 레벨을 1200원선으로 낮추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연준이 시장안정을 위해 시사한 '행동'이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연준 홈페이지에 올린 긴급 성명에서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고 우리의 수단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증시를 대표하는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지난주 불과 일주일의 급락으로 다우 지수는 1년전, S&P500 지수는 8개월 전으로 후퇴하면서 나온 성명으로, 시장은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혹은 그 이전에도 당장 금리를 내리는 등 대응에 나설 것이란 기대를 키웠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경기는 견고하지만 보잉 사태와 코로나19 우려 등으로 하방 압력에 노출되고 있다"며 "현재까지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19 우려가 반영되지 않은 상황으로, 미 연준의 금리 결정 기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응주 DGB대구은행 차장(수석딜러)은 "시장이 연준이 금리를 25bp(1bp=0.01%p) 내릴 것이냐 50bp 내릴 것이냐 고민하는 상황까지 왔다"면서 "연준이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글로벌 달러 자체가 급락했고, 이 여파로 엔화와 유로화 가치가 급등했다"고 말했다. 

앞서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오는 3월부터 6월까지 미 연준이 세차례 0.75%p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화의 경우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으로 1220원을 넘기지 못했고, 이를 꼭지로 본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계속 나온 실정이다. 이 차장은 "시장이 코로나19에 따른 비관론에 매몰돼 있으나 이제 펀더멘털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며 "(아무리 국내 사정이 좋지 않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 위로 올라가는 것은 원화가 과도하게 약세로 전환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에는 시장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1200원대가 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차장의 분석이다. 

2일 오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보호구 착의실에서 의료진이 보호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오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보호구 착의실에서 의료진이 보호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원화에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은 이번주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난 5거래일(2월24일~2월28일)간 3조3463억원의 매물 폭탄을 던졌다. 이번주에도 원화 약세 현상이 지속될 경우 국내 주식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자극해 추가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위안화 약세가 절실한 중국의 스탠스도 프록시 통화(대리 통화)로 여겨지는 원화 약세를 부채질하는 재료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인민은행은 2월 중순 역내 위안화 환율을 포치(7위안) 위에서 고시하며 한달 간 벌어진 7위안 방어전에서 사실상 항복을 선언했다"며 "중국이 코로나19 부작용을 완화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유동성 공급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위안화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국내외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는 점도 원화 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국은행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기존 2.3%에서 2.1%로 낮줬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날(국내시각) 발표되는 중국 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3일 발표되는 미국 2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대외적으로 코로나19의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오는 5일 연준이 미국의 지역별·산업별 경기 현황 등을 다루는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코로나19의 악영향을 어떻게 평가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나올 대부분의 지표에서 하락세가 뚜렷할 것으로 본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