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긴급성명에 환율 20원 '뚝'···하락 흐름 이어질까
美 연준 긴급성명에 환율 20원 '뚝'···하락 흐름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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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달러로의 추세전환 기대는 제한적" 전문가 의견도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그간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원·달러 환율이 20원 급락해 1190원선 초반에서 마감했다(원화 가치 상승).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조치로 금리인하를 시사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20.0원 내린 1193.7원에 마감했다(원화 강세). 이날 하락폭은 2017년 1월5일(20.1원 하락)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전장 대비 8.7원 내린 1205.0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 중 낙폭을 키워나갔다. 오전 11시30분께 환율이 1200원선 아래로 내려가자 이후 낙폭이 더 커졌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원·달러 환율 급락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 홈페이지에 긴급 성명을 내 "코로나19가 경제활동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며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고 우리의 수단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긴급 성명은 금융시장에서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을 자극해 글로벌 달러 약세 현상이 빚어졌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급성명 이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50bp(1bp=0.01%p)의 금리인하 확률이 100%로 올라왔다"면서 "연준이 전격적으로 금리인하를 시사한 데 따라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1170~1180원대 수준까지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중국 위안화 강세도 프록시 통화(대리 통화)로 여겨지는 원화 강세를 부채질 했다. 중국의 확진자 수 증가폭이 둔화된 가운데 위안화 환율은 2월말 달러당 7.05위안을 고점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권 연구원은 "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부진에도 불구하고 경기부양 기대로 위안화 환율은 7위안 아래로 하향 안정되고 있다"고 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 반등에 더해, 그간 달러 롱포지션(달러 매수) 정리 매물들이 많이 나와 원·달러 환율이 다른 통화 대비 더 크게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50p(0.78%) 상승한 2002.51에 마감했다. 4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으로,  2000선을 회복한 것이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93p(2.77%) 오른 627.66으로 종료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 우위를 나타낼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 연구원은 "3월 FOMC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데다, 이날 하락폭이 너무 커 3일에는 소폭 상승 흐름을 탈 수 있다"면서 "이번주 나올 경제지표들도 그닥 긍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여전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권 연구원은 "길게 보면 유럽 대비 미국 경제가 우위에 놓인 상황이 지속되면서 약달러로의 추세전환 기대는 제한적"이라며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 기조 이어질 것이란 점도 통화정책 차이에 따른 달러 약세 압력을 제약할 재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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