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예비결정서 승기잡은 LG화학···SK이노의 대응책은?
ITC 예비결정서 승기잡은 LG화학···SK이노의 대응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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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행정부 '거부권' 발동 가능성 높지 않아" 관측
"LG도 위험 부담...양사, 절충점 찾아 봉합 가능성"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CI(사진=각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CI.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LG화학이 약 1년 만에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10월 예정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결정을 앞두고 SK이노베이션은 당장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예비결정이 뒤집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미 행정부의 '거부권(비토)'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막다른 길을 선택하거나 최종판결 전 양사가 절충점을 찾아 갈등을 봉합하는 수순으로 가는 경우다. 업계는 후자의 가능성을 더 높게 보는 분위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지난 14일(현지시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로 당초 3월 예정됐던 변론 등의 절차는 모두 생략되고, 10월 5일까지 ITC의 최종결정만 남게 됐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11월 ITC에 SK이노베이션의 증거 인멸 행위에 대한 조기패소 판결을 요청했고 ITC는 이의신청을 받아들였다. 

LG화학은 "이번 판결은 ITC가 소송 전후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에 의한 광범위한 증거 훼손과 포렌식 명령 위반을 포함한 법정모독 행위에 대해 법적 제재를 내린 것"이라며 "추가적인 사실 심리나 증거조사를 하지 않고 당사의 주장을 인정해 예비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5년간 ITC가 내린 결정을 보면 영업비밀 소송의 경우 ITC 행정판사가 침해를 인정한 모든 사건이 ITC 위원회의 최종결정에서 그대로 유지된 바 있다. 특허 소송에서는 예비결정 가운데 약 90%가 ITC 위원회 최종결정에서 유지됐다. ITC가 최종결정을 내리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모듈·팩, 관련 부품·소재는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한다. 

ITC 의견이 LG화학으로 기울자 업계의 관심은 트럼프 행정부에 쏠린다. ITC 심의 절차상 최종판결 이후 60일 이내에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을 위임받은 미 무역대표부(USTR)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부권 행사에는 미국 내 공익성 여부가 강하게 반영된다. 미국 내 배터리 생산공장을 늘리고 싶어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투자를 약속한 SK이노베이션에 관대한 결론을 원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합의가 없다면 ITC 위원회 최종결정에서 SK이노베이션의 패소 판결이 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면서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비토'를 행사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1조9000억원 규모의 1차 투자에 이어 최근 1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도 밝힌 바 있다. LG화학도 GM과 배터리 합작사(JV) 설립을 통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2012년부터 가동한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 이어 오하이오주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미국 내 2개의 생산기지를 보유하게 된다. 

현재 양사의 소송전은 미국 대선 일정과 맞물려있다. 1차 대선 후보 토론회가 예정된 9월 말을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에서 일자리 관련 정책 등이 거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판결에 따라 당초 예정된 변론 등 추가 절차없이 10월 최종결정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ITC로부터 공식적인 결정문을 받아야 구체적인 이유를 알 수 있겠지만 당사 주장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결정문 검토후 이의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결정문은 18일 오후 전달될 예정이다. 사실상 소명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는 상황인만큼 ITC 위원회 청원 등을 통해 미국 내 공익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ITC 최종결정까지는 반년 넘게 남아 있어 양사가 합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업체들과의 경쟁 속에서 소송전을 지속할 경우 국익 차원은 물론 양사에게 모두 불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양사의 소송에 대해 "어느 시점에 어떤 역할을 해야 좋은 결론이 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화학도 GM과 JV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 미 행정부의 거부권 행사만 기대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최종결정 이전에 양사가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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