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 강남 청약시장 '러시'···그들만의 리그 '변질'
현금부자 강남 청약시장 '러시'···그들만의 리그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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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차익 기대감에 대출 규제 효과 반감
당첨가점도 높아 서민들 도전 엄두 못내
수도권 내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청약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수도권 내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청약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정부가 초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규제 등을 담은 12.16 부동산대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아파트 청약에는 여전히 수많은 청약통장이 몰리고 있다. 수억원의 현금을 필요로 하지만 당첨되기만 한다면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출 규제로 일반 서민은 참여하지 못하고 현금부자들만 참여할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로 변질되고 있다.

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일 1순위 해당지역 청약을 진행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프레지던스 자이'는 223가구 공급에 1만5082건이 몰리면서 평균 65.0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39㎡를 제외한 모든 평형이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으며, 전용 78㎡ 일부와 84㎡ 이상 평형의 경우 15억원을 넘어서면서 잔금 대출도 불가하다. 그럼에도 1만5000여건이 넘는 청약통장이 몰리며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했다.

대책 발표 이후 분양한 서울 송파 '호반써밋 송파 1·2차' 역시 모든 전형이 전용 108㎡ 이상 대형 평형으로 구성돼 분양가가 9억원을 웃돌았다. 때문에 중도금 대출이 불가했고, 공공택지 분양으로 당첨 후 8년 동안 분양권이나 집을 팔 수 없었음에도 1·2차 689가구, 700가구 모집에 각각 1만1123건, 2만3701건의 청약이 몰리면서 16.14대 1, 33.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출 규제에도 청약자가 몰려든 것은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 탓에 당첨되면 최소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포프레지던스 자이 전용 84㎡의 경우 15억7300만원에 분양가가 형성됐지만, 앞서 개포동 일대 입주를 마친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용 84㎡가 지난해 12월 26억2000만원(6층)에 거래되는 등 당첨에 성공하면 곧장 시세차익으로 1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남길 수 있다.

문제는 강남 청약시장이 현금부자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강남 등 서울 내 초고가 주택을 겨냥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12.16대책으로 최소 수억원의 현금을 운용할 수 있는 부자들만이 청약에 참여할 수 있는 실정이다. 대책에는 9억원 초과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비율(LTV)을 낮추고, 15억원 초과주택의 경우 대출을 금지하는 등의 규제가 담겼다.

결국 강화된 대출 규제가 적용됐음에도 청약통장이 대거 몰리면서 여전히 현금을 가진 실수요층이 두텁다는 것만 확인한 셈이다.

게다가 올해 4월 이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강남 내 분양 단지들은 더욱 인기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현행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간접적인 분양가 통제보다도 더욱 저렴하게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올해 강남에는 오는 4월께 강동구 둔촌주공(1만2032가구)과 10월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6642가구) 대규모 재건축이 분양을 앞두고 있어 강남 '로또 아파트'를 얻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에는 과천시 같이 택지지구로 개발해 공급하거나 4월 이후 상한제 적용을 통해 저렴한 분양공급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강남에서도 둔촌주공, 개포주공1단지 외에도 '신반포메이플자이', '디에이치방배' 등 3000여가구가 넘는 공급물량의 단지가 예정돼 있어 강남권 청약에 대한 선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 기조 아래 매매보다 정확한 시세차익 계산이 가능하고 규제도 피할 수 있는 '로또 분양'에 많은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면서 "다만 상한제 적용을 앞두고 정비사업 조합에서 의견 충돌이 계속되는 곳들이 많아 3~4월 이후 개별 조합들의 사업진행 상황에 따라 전체 시장의 흐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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