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시장 외국인 지분제한 '철폐'···글로벌 IB, 진출 '가속'
中 금융시장 외국인 지분제한 '철폐'···글로벌 IB, 진출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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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4일 헌법선서식을 하고 있는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사진=중국 은보감회)
이달 4일 헌법선서식을 하고 있는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사진=중국 은보감회)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증권, 선물회사, 보험사 등 중국 정부가 자국 금융시장에 대한 지분 제한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금융사들의 중국 진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현지시간 3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내년부터 자국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 지분 제한을 철폐키로 했다. 중국이 외국 금융사에 대한 지분 제한을 없앤 것은 1978년 개혁개방에 나선 지 40여 년 만이다.

당장 내년 1월부터 보험사와 선물회사의 외국인 지분 제한이 폐지된다. 내년 4월부터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대한 외국인 지분 한도도 51%에서 100%로 확대된다. 지난해 4월 보험사, 선물회사, 증권사, 자산운용사에 대한 외국인 지분 한도를 49%에서 51%로 높인 데 이어 금융시장 개방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엄격한 규정으로 외국계 금융회사의 자국 진출을 막아왔다. 중국의 지분 제한 규정으로 외국계 회사들은 반드시 중국 현지 업체와 합작을 통해서만 중국에서 영업을 할 수 있었다. 또 합작사의 지분을 과반 이상을 가질 수 없었다. 

이에따라 세계 최대자산운용사 블랙록, 싱가로프 국부펀드 테마섹 등 글로벌 투자금융사 및 연기금들이 중국 금융사에 대한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며 독자적인 경영에 나서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사들의 관심은 중국의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블랙록과 테마섹은 중국건설은행(CCB)과 공동으로 설립하는 중국 자산운용사의 지분 절반 이상을 취득키로 했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아문디도 중국은행과 합작해 세우는 자산운용사의 과반 지분 확보를 중국 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았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간은 이달 18일부터 중국에서 과반의 지분을 보유한 증권사 영업을 시작했다. 이는 미국계 금융회사 가운데 중국에서 경영권을 확보해 증권사 영업을 하는 첫 사례다. 글로벌 금융회사로는 스위스의 UBS은행과 일본 노무라증권에 이어 세 번째다. 

UBS는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운영하던 합작 증권사 지분을 24.99%에서 51%로 확대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달 일본 금융회사로는 최초로 중국에서 지분 51%를 보유한 합작 증권사 노무라둥팡국제증권의 영업을 허가받았다.

골드만삭스 역시 지난 8월 중국에서 운용하는 합작 증권사 ‘골드만삭스오화증권’의 보유 지분을 51%까지 늘리는 것을 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 신청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 모건스탠리도 중국 현지 합작 증권사 지분을 51%까지 늘리겠다고 증감회에 신청했다. 미국 씨티은행은 중국 내 합작 증권사 지분 33%를 처분하고 이르면 내년에 독자적인 증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중국 보험시장 역시 글로벌 금융사들이 관심을 높이고 있는 주요 분야다.

중국 보험시장은 현재 토종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프랑스의 악사생명보험을 비롯해 미국의 시그나, 영국의 스탠더드라이프애버딘도 중국 보험시장 진출을 검토중이다. 독일 알리안츠그룹은 지난해 11월 외국계 보험사 최초로 중국에 지분 100%를 보유한 지주사를 세웠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자국의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 진입을 완전히 개방키로 한 이유는 이를 통해 외국 자본 유입은 물론 자국 기업들의 운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중무역 전쟁으로 인한 압박이 강한데다 1990년대 이래 최악의 경제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중국은 글로벌 금융 자본 유입을 통해 초고속성장을 펼칠 동력을 다시 거머쥐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금융사들 역시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1만달러를 돌파하는게 확실시되는 등 중국 가계금융자산의 매력도가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금융시장 규모를 45조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금융시장이 사실상 완전 개방되면서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1조달러 규모의 시장을 확보하고 연평균 90억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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