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총재 "韓경제, 바닥 다져나가는 단계"
[일문일답] 이주열 총재 "韓경제, 바닥 다져나가는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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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 경기와 관련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현재 바닥을 다져나가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29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연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0.2%p 낮춘 2.0%로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5%에서 2.3%로 내렸다. 

그는 "앞으로 다소간의 등락은 있을 수 있지만 큰 흐름으로 보면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보면 우리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수는 없겠다"고 평가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25% 수준에서 동결했다. 신인석 금통위원이 0.25%p 인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의 일문일답]

▲올해 성장률을 2.0%, 내년 2.3%로 봤다. 현재 국내 경제를 어떻게 보시는지. 통화정책 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2%내외로 봤는데 1%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뜻인가. 

=올해 성장률 전망이 잠재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국내경기 흐름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바닥을 다져가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 등락은 있을 수 있지만 큰 흐름을 보면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다가 내년 중반쯤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 IT업황 개선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 내년 경제 전망이 잠재성장률 수분을 하회하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 모멘텀이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통방문에선 올해 성장률을 2% 내외로 기재했지만 올해는 성장률을 2%로 전망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조사국에서 설명할 것이다. 

제가 지난 10월 통화정책방향 이후 말씀과 마찬가지로 의결문에 기준금리인하 효과를 지켜본다는 표현이 들어가거나 빠지는 것이 향후 통화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을 시사하기 위한 것을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다. 환율에 관해서는 늘 얘기 했듯이 일종의 소규모 개방경제의 경우에는 환율이 국내 금리 뿐아니라 여러 대외여건 변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정책을 할 때는 환율변동 자체보다 그것이 국내 금융과 경제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정책에 반영한다. 대외 여건 불확실성으로 환율 변화가 많은 만큼 금융상황 변화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

▲국내 경제성장률 내년, 올해 하향했다. 비전통정 통화정책 수단을 연구 중이라고 하셨는데, 한은법 상 관련 조항이 있었다. 만약 비전통적 통화수단을 할 경우 국채매입이 우선 선택지가 될 수 있는지. 또 은행채, CD 금리 올라가고 있다. 최근 자금시장 평가에 대해. 

-향후에 금리정책의 여력이 소진된다면 그 때는 금리이외의 정책수단 활용방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관련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현재는 특정수단을 염두에 두지 않고 주요국의 비전통적 정책수단을 폭넓게 살펴보는 단계다. 그러지만 현 기준금리 수준이 보면 아직은 금리정책으로 대응할 여력이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금리 이외에 여타 수준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CD금리가 상승해서 기준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됐는데 이 요인을 보면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 예대율을 충족하기 위해 은행들이 CD발행을 확대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본다. 은행의 자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10월 기준금리 인하이후 국내은행 콜금리는 일평균 1.23%로 기준금리 수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원화유동성을 여유있게 관리할 예정이다. 

▲반도체 시장 반등 시점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내년 핵심도 미중 분쟁인데 한은은 어떤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는지.

반도체 경기 회복 시기, 미중 무역분쟁의 진정 경로가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경제성장에서) 가장 많이 고려했다고 말씀드린다. 반도체 경기 관련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이런 반도체 업황에 대해 관련 전문기관의 예측을 많이 참고하는데 전문기관들은 최근 이같은 가격추이, 선행지표 움직임을 고려해 내년 중반에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본다. 회복의 정도는 2018년 수준을 보이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복의 정도는 강하지 않겠지만 내년 중반에는 나아질 것이라는 게 관련 전문기관의 전망이다. 

미중 무역분쟁은 한 때 그게 확대됐던 불확실성이 최근에는 양국간 1단계 협상 타결 여지가 생겼다. 앞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이 더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고 저희들이 경제전망을 하면서 이런 전망을 기본적인 시나리오로 설정했다. 만약에 예상대로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된다면 그에 따른 불확실성도 완화되며 투자 증대 기대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글로벌 교역확대시키고 우리나라 수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볼 수있다. 

▲저금리 장기화로 금융불안 촉발할 부분은 어디로 보시는지. 주택가격 상승 심리가 1년 만에 최대치로 높아졌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향후 금리인하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많은 나라에서 경제주체들의 수익 추구성향이 높아지고 있고, 금융기관의 수익성은 금융안정 리스크가 축척되는 데 대한 우려가 높아. 저희가 초저금리 정책을 운용중인 10여개 국가를 조사한 결과 금융안정 리스크가 증대된 것으로 파악했다. 최근 고위험 상품 투자가 늘어나는 등 위험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또한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을 꾸준히 펼치고 있어 현재로서는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억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계 레버리지가 높고 부동산 시장으로 신용공급이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라, 금융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은 각별히 경각심을 갖고 살펴보겠다. 

주택가격에 대해서는 최근 동향을 보면 주택매매가격이 비수도권에서는 하락세가 멈췄고, 수도권에서는 오름세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택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정책 의지가 워낙 확고해보이기 때문에 주택매매가격의 방향성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단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민간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어떻게 바뀔지, 정부 정책이 어느정도 나타날지, 그에 따라 주택시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주의깊게 살펴보겠다고 말씀드린다.

주택가격에 따라 통화정책이 바뀔 수 있느냐,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느냐고 물어보셨는데, 누차 말씀드렸는데 통화정책은 주택가격 움직임에 직접 대응해서 정책을 결정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면 (금리인하가) 가격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금융안정에 미치는 측면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희들이 늘 주택시장 안정에 대해 정부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다. 한은은 통화정책을 거시경제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서 결정해 나가겠다는 어찌보면 원론적인 답변을 드린다.   

▲국채매입에 대해 명확한 답을 바란다.

=혹시라도 얘기하면 진짜 그걸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여기지 않겠나. 그래서 제가 말했듯이 아직은 금리가 주된 수단이다. 정말 금리로 할 상황이 못되면 그걸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니까, 다른 나라도 그런 조치를 하니까, 그런 준비를 하는거지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수단을 연구 중에 있다는 것이다. 시행을 염두에 두고 한 게 아니다. 그런데 국채매입에 관해 제가 이야기하면, 이미 국채매입에 관해 검토를 다 한거구나 그렇게 생각할까봐. 여튼 여러 가지 방안을 연구하고 있지만 그건 시행을 전제로 한 게 아니다. 아직은 금리를 가지고 할 룸이 있다 그렇게 생각한다. 아직은 금리가 1.25%면 수단이 남아있는 것 아닌가. 이것도 생각하고 저것도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는 말씀드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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