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성장률 0.4%···韓 경제성장 1%대 추락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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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성장 마지노선 0.6% 목표에 못미쳐
10년來 최저 성장···GDP갭 마이너스 추정도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전쟁 직후 농산물 흉작 피해가 극심했던 1956년(0.7%), 제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1.7%),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은 1998년(-5.5%),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0.7%).

우리경제가 2%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했던 년도다. 여기에 2019년이 포함될 공산이 높아졌다. 올해 3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4% 성장에 그치면서다. 바꿔 말하면 한국전쟁 직후, 오일쇼크, 외환위기, 금융위기급 충격이 우리경제를 엄습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일본 수출규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홍콩 시위 사태 등 켜켜이 쌓인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민간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성장을 지탱해 오던 재정지출의 버팀목도 약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1%대 성장률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19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기자설명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19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기자설명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은 24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0.4%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분기(-0.4%) 이후 2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성장을 제외하면 지난해 3분기(0.5%) 이후 최저치다. 이로써 올해 2%대 성장 달성은 지난 2009년 이후 10년 만에 물 건너 간 셈이 됐다. 올 1~2분기의 전기 대비 성장률이 각각 -0.4%, 1.0%를 기록한 만큼, 3분기 성장률이 0.6%는 넘어줘야 연간 2.0%에 턱걸이 할 수 있었다. 

산술적으로 계산할 경우 남은 4분기 1% 성장하면 올해 2%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구체적으로 올 4분기 성장률이 0.97% 이상 나오면 2%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97% 이상 나올 경우 2%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 0.6% 이상 나오면 1.9%, 그 이하로 떨어질 경우 1.8% 성장까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현재까지 올해 누계 성장률은 1.9%다.

3분기 성장률이 저조한 까닭은 소비부터 투자, 수출에 이르기까지 민간 부문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 1%를 이끌었던 정부 지출도 크게 줄었다. 3분기 성장률(0.4%) 기여도를 보면 민간이 0.2%p, 정부가 0.2%p를 차지했다. 민간의 경우 2분기(-0.2%p)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회복세를 나타냈다고 보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정부는 2분기 1.2%p에서 1%p나 빠졌다.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 물량 증가 덕에 수출 감소세가 줄면서 수출은 전기 대비 4.1% 증가해 지난 2011년 1분기(6.7%)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순수출의 기여도가 플러스(1.3%p)로 돌아선 게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 그러나 전체적인 성장세를 견인하기엔 무리였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박양수 국장은 "향후 경기는 무역분쟁 불확실성의 향방, 반도체 경기 회복 시점, 민간 부분의 성장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29일 나올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당초(연 2.2%)보다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한은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통화정책 관련 참고자료를 통해 '국내 경제가 7월의 성장 전망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밑밥을 던진 상태다. 

국내외 경제연구소들은 비관적 전망을 쏟아내는 데 한창이다. 그 중에서도 ING그룹(1.6%), 노무라증권(1.8%), 씨티그룹(1.8%), 모건스탠리(1.8%), BoA메릴린치(1.8%), 스탠더드차타드(1.9%) 등 해외 IB(투자은행)들은 일찌감치 올해 경제성장률을 1%대 후반까지 내리면서 경고음을 냈다. 

만일 올해 실질성장률이 1%대로 떨어지면 GDP 잠재성장률을 크게 밑돌게 된다. 한은은 앞서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을 2.5~2.6%로 추정했다. 이는 기존에 추정했던 2016~2020년 평균 잠재성장률인 2.7~2.8%보다 0.2%p 낮은 것이다.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마이너스 GDP갭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생산능력 향상이 계속 저조해지고 있는데 실제 성장은 이마저도 따라가지 못한다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이런 상황이 일본식 구조적 장기침체의 전조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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