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올해 韓성장률, 美中 무역분쟁으로 0.4%P 하락"
이주열 "올해 韓성장률, 美中 무역분쟁으로 0.4%P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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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경기만 보면 금리 낮출 상황…제로금리는 부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슈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중 무역 분쟁의 영향으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4%p 하락했다는 자체분석이 나왔다고 전했다.

미국을 방문중인 이 총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이 총재는 미중 간 관세부과 등으로 한국의 수출이 감소한 것을 따진 무역 경로를 통한 하락 효과가 0.2%p,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투자와 소비 등 경제활동이 둔화함에 따른 영향이 0.2%p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는미중 무역 분쟁으로 중국의 성장률이 1.0%p, 미국은 0.3%p, 유로 지역은 0.2%p 내릴 것이라고 추정 예상한 바 있다.

이 총재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그 나라들이 붙은 분쟁에서 우리가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며 "IMF도 양 당사국을 빼고는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우울한 전망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에 볼 때는 미중 무역 분쟁이 이렇게까지 안 좋은 쪽으로 진행될 줄 모르고 조기에 타결될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반도체 경기가 나빠지면서 올해 투자 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올 한 해의 성장률 둔화는 미중 무역 분쟁과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등 대외요인 악화 탓이 크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성장률은 소폭이라도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 총재는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부분적 합의를 하면서 최악은 면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있고, 내년 중반에는 반도체 경기도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면서 "그렇게만 된다면 내년 경제 성장세는 올해보다는 낫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물가와 경기만 보면 진짜 금리를 낮출 상황이 됐다"면서도 "정책 여력 확보와 금융안정, 국가 경제의 득실 등 추가 완화는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는 지금도 낮은데 제로(0) 금리까지 가기에는 아직도 여러 가지 조심스러운 문제들이 있다"며 "정책 여력이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고 막상 리세션(침체)이 왔을 때 제일 먼저 움직여야 할 중앙은행이 정책 수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번에 금리를 두차례 인상했을 때 비판이 있었는데 거꾸로 당시 안 올렸다면 지금은 어떻게 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0% 내외 물가 상승률이 한두 달 정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낮은 것이 중앙은행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골칫거리가 됐다"며 "현재는 통화정책으로 물가를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공조를 뜻하는 '폴리시믹스'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에서는 재정과 통화정책이 정말로 (거시경제 안정) 의미에서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며 "우리 국내 경제 상황에 비춰보면 엇박자가 나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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