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IB 6호 등장···신한 vs 미래, '발행어음 4호' 주인공은?
초대형IB 6호 등장···신한 vs 미래, '발행어음 4호' 주인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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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공정위 조사 마무리 기대···"예단 시기상조"
신한금투, 초대형IB 신청 후 발행어음 시장 진출 계획
신한금융투자 사옥(왼쪽)-미래에셋대우 사옥(사진-각 사)
신한금융투자 사옥(왼쪽)-미래에셋대우 사옥(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신한금융투자가 66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국내 증권사 가운데 여섯 번째로 초대형 투자은행(IB)에 이름을 올리면서, 단기금융업(발행어음)을 영위할 네 번째 사업자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미래에셋대우가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전날 66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3조4270억원에서 4조870억원으로 증가한다.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하면 초대형 IB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에 이은 여섯 번째다.

초대형IB의 '6강 체제'가 확정되면서 업계에서는 발행어음 시장에 뛰어들 4번째 사업자에 관심을 모은다. 발행어음은 회사의 신용을 바탕으로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판매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금융상품이다.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 11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초대형IB 지정과 함께 발행어음 인가를 받아 시장을 선점했고, 이듬해 7월 NH투자증권이 후발주자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5월에는 KB증권이 옛 현대증권 시절 불법 자전거래 징계 등으로 신청과 자진 철회를 번복한 끝에 최종 승인을 받았다.

나머지 3곳의 초대형IB 가운데 삼성증권의 경우,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일정이 남아있는 데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유령주식' 사태를 일으키면서 오는 2021년 1월 말까지 신규 사업 진출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미래에셋대우가 발행어음 4호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가장 높다.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일찍이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지만, 당국은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진행 중인 점을 들어 심사를 1년 이상 보류해 왔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가 수개월 내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 진출이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미래에셋그룹에 대한 불공정거래 조사를 두세 달 안으로 마무리짓고 전원회의에 상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수의 공정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원회의에 상정할 보고서에는 미래에셋그룹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구체적 혐의로 '부당지원'과 '사익편취'가 포함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금융위가 발표한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방안'도 미래에셋의 발행어음 인가에 긍정적일 수 있다.

개편안에 따르면 인가·등록 심사 시 공정위나 국세청의 조사 착수 후 6개월 이내 검찰 고발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심사를 재개한다. 최대 심사 중단 기간을 6개월로 설정, 인가심사가 무기한 중단되는 법적 불확실성을 방지토록 한 것이다.

이를 적용하면 공정거래법 관련 조사로 인해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지연돼 온 미래에셋대우의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당국의 인가 체계 개편안과 별개로 공정위의 조사가 빠른 시일 내 마무리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며 "조사가 신속히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지만, 어떤 변수가 나타날지 모르기에 예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초대형IB로 도약한 신한금융투자도 발행어음시장 진출에 최대한 빠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앞서 조직개편을 실시, 초대형IB으로의 도약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우선 IB 시장 지배력 확대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GIB(그룹&글로벌 투자금융) 영업조직을 기능별 본부 전담 편성을 위해 구조화금융본부와 투자금융본부를 신설했다. 또 초대형IB로의 성장을 위한 업무지원 기능 강화 목적으로 경영지원그룹을 새로 만들었다.

김병철 사장은 "발행어음은 시장에 자본을 공급하는 것과 자산관리의 수단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면서 "증권사는 중개 기능뿐 아니라 투자와 모험자본 공급 역할이 결부돼 함께 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초대형 IB로 가야 할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말한 바 있다. 향후 IB부문에서의 역량을 강화해 자본시장 톱 플레이어로 우뚝 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3분기 실적 발표 후 재무제표가 완성되는 11월께 금융당국에 초대형IB 인가 신청을 한 뒤, 발행어음 시장 진출을 순차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발행어음 인가 심사 기간은 정해진 것은 없지만, 그간의 선례를 고려하면 통상 6개월 안팎이 소요된다는 게 중론이다. 신한금융투자가 당국의 심사에서 별다른 흠결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내년 상반기 전후 발행어음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발행어음 인가 심사 시 해당 증권사에 대한 여러 제반 사항을 들여다본다"면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인가 신청 후 승인까지 불과 4개월이 걸렸지만, NH투자증권은 1년, KB증권은 2년 가까이 소요된 점을 보면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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