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올해도 실적 개선 '난망'…본업 건자재·도료 영업익 '뚝'
KCC, 올해도 실적 개선 '난망'…본업 건자재·도료 영업익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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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사업 확대 재무부담 불가피…이익 감소 투자수익으로 보전 급급
정몽진 KCC 회장.(사진=KCC)
정몽진 KCC 회장.(사진=KCC)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KCC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주택매매 거래량 감소, 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 때문이다. 특히, 올해에도 업황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탓에 의미 있는 실적을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CC는 2018 K-IFRS 연결 기준 매출 3조8520억원, 영업이익 27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0.3%, 영업이익은 18% 감소한 수치다.  

주력사업별로 살펴보면 건자재는 매출 1조5240억원, 영업이익 152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 24% 줄어들었고 도료도 매출(1조3840억원)과 영업이익(510억원)이 각각 2.8%, 45% 급감했다. 그나마 기타부분(실리콘·홈씨씨 등)에서 매출(9450억원)과 영업이익(680억원)이 각각 10%, 84% 늘어났다. 

KCC 관계자는 "업황 악화 탓에 내부적으로도 지난해 4분기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많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자동차 업계 등에서 보내준 생산계획을 보면 올해도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실적 하락세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수순이라고 지적한다. 다른 그룹들이 치열하게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는 것과는 달리 정몽진 KCC 회장은 신사업보다는 건자재와 도료 시장의 확고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KCC의 시장 점유율은 3분기 현재 △유리 58% △건축자재(석고보드 등) 41% △도료 39% △실란트 32% 등이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PVC창호도 이건창호(34%)에 이어 점유율 31%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정부의 규제 등으로 주택 매매 거래량 감소와 자동차 전방산업의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정 회장의 보수 경영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정 회장이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미래먹거리 마련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그는 2000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 새롭게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4년 실리콘 사업이 유일하며 M&A도 자회사 흡수합병의 경우를 제외하고 2011년 영국 바실돈 인수가 전부다.

지난 2008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정 회장은 "실리콘 사업에 2012년까지 1조원 이상을 집중 투자, 세계 4대 실리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재무제표상에서도 '기타' 사업으로 분류돼 있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KCC는 부진한 실적을 주식투자로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3분기 순금융수익은 2706억원으로 제조업 전체 영업이익을 앞서고 있다. KCC 3분기 말 현재 보유 주식가치 자산은 3조6947억원으로 총 자산(9조3607억원)의 약 40%에 달한다. 이 중 상장 주식은 3조1280억원이다.

KCC는 최근 재도약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기존 건설자재와 도료 시장 악화에 따른 시장을 탈출구로 실리콘 사업 확대를 선택한 것이다. KCC는 글로벌 3대 실리콘 제조업체인 미국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을 인수, 실리콘 중심 첨단소재 회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 관계자는 "모멘티브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6%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경영진들도 자회사로 편입되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회사 매출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모멘티브의 매출이 KCC의 약 10배에 달하는 점, KCC의 글로벌 인지도가 낮다는 점, 실리콘 사업 역시 경기변동성이 크다는 점 등은 향후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무디스, 스탠더드앤푸어스(S&P)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KCC를 '부정적 관찰대상' 등으로 지정하며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전방 산업과의 시너지·고객망 확보·사업 확장 여부 등을 고려해볼 때 KCC의 모멘티브 인수는 내외부적으로 적지 않은 부침이 있을 것"이라며 "정 회장이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고는 있지만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어 이번 투자가 성공할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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