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업계, '건설경기 불황' 직격탄···"믿을 건 리모델링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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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하우시스·한샘, 지난해 영업익 '반토막'
KCC, 실적 부진···리모델링시장 경쟁 치열
한샘의 리하우스 패키지 모던베이지. (사진=한샘)
한샘의 리하우스 패키지 모던베이지. (사진=한샘)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부동산 경기 불황에 건자재 업체의 실적마저 쪼그라들고 있다. LG하우시스와 한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반토막났고, KCC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

건자재 업계가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분야는 '리모델링' 시장이다. 리모델링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공략 결과에 따라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LG하우시스의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은 703억원으로 전년보다 51.6% 줄었다. 매출액은 3조2664억원으로 1.8% 늘었으나, 당기순손실은 53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LG하우시스와 함께 건자재 업계의 '빅2'로 불리는 KCC의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33.5% 감소한 477억원이다. 매출은 1조636억원으로 같은 기간 19.8% 줄어들었다.

종합 홈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은 2017년 '연 매출 2조원' 신화를 쓴 것과 달리 지난해 매출액은 1조9284억원에 그쳤다. 전년보다 6.5%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583억원으로 전년 대비 58.5%나 쪼그라들었다.

이들 업체의 부진한 실적은 '건설경기 위축' 여파가 컸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를 고려해 상승하는 원자재 비용을 상품가에 반영하지 못한 것이 영업이익 감소를 이끈 것이다. 

더군다나 주택 거래가 늘어야 건자재와 가구 매출이 늘어나는데, 최근 지속되는 '거래시장 빙하기' 탓에 B2C(개인과 기업 간 거래) 시장마저 기력을 잃었다. 국토교통부에 의하면 지난 1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는 5만286건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5% 줄었다. 지난 5년 평균 6만5950건 보다도 23.8%나 감소한 수치다.

한샘 관계자는 "건설사와 수요자들의 가구 소비가 전체적으로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겨울철 비수기여도 신학기 시즌에는 자녀를 위한 가구 수요가 많았었는데, 요즘은 비교적 잠잠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국내 건설 경기, 자동차 업황이 부진하고, 원재료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세 곳은 B2C 사업, 그중에서도 리모델링 시장에 베팅하고 있다. 이사 수요가 없어도 노후된 주택과 아파트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한 결과다.

우선 LG하우시스는 친환경 바닥재, PF(페놀폼) 단열재 및 엔지니어드 스톤(인조대리석) 등 프리미엄 제품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주력 제품인 창호는 고단열 창호 제품군인 수퍼세이브 시리즈와 알루미늄-PVC(폴리염화비닐) 복합창호를 중심으로 수요자를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샘은 리모델링 패키지사업을 통해 '매출 2조 클럽'에 다시 도전한다. 이 사업은 부엌과 욕실, 창호 등을 자사 제품으로 한 데 묶고, 상담부터 설계, 시공까지 일원화한 것이 특징이다.  

리모델링에 소요되는 시간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 기존 30평형 아파트를 새단장하기 위해선 약 한 달이 필요하지만, 한샘은 한 주로 대폭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 중이다.

비교적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이미지가 강한 KCC도 홈씨씨인테리어 브랜드를 통해 B2C 영업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몽익 사장은 지난달 홈씨씨인테리어 인천점에서 진행된 '셀프 집수리 전문과 과정 특강'에 참석해 지역 주민과 직접 소통하는 현장경영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건자재 업계의 실적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리모델링 사업 등 B2C 시장 확대는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리모델링 시장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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