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모멘티브 '현금'으로 인수…지분 45% '6080억'
KCC, 모멘티브 '현금'으로 인수…지분 45% '608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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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발행으로 자금 조달…실적 악화 가능성↑
KCC 사옥. (사진=네이버지도 캡쳐)
KCC 사옥. (사진=네이버지도 캡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KCC가 세계 3대 실리콘 업체 미국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터리얼즈(모멘티브)의 지분 45%를 현금으로 인수한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에 회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모멘티브 인수에 대한 업계의 비관론은 여전하다. 인수 금액이 적지 않다는 점, 실리콘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 등이 KCC의 사업 리스크를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5일 KCC 관계자는 "유가증권을 매도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통해 모멘티브 인수를 추진 중"이라며 "8~9월께 인수가 목표"라고 밝혔다. 당초 차입이나 유가증권을 매각하는 등 보유자산 매각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내다봤던 시장의 예측이 빗나간 셈이다.

모멘티브 인수 구조는 SJL파트너스가 전체 인수금액의 50%를 대고, KCC와 원익이 각각 45%, 5%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총 인수금액은 30억달러로 알려졌다. 당초 계획대로 18억달러가 인수금융 차입으로, 나머지 12억달러는 지분으로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KCC가 마련해야 하는 돈은 5억4000만달러(약 6080억4000만원)로 계산된다. 

표면상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6173억원(연결재무 기준)인 KCC가 '100% 현금 인수'를 자신하는 것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3000억원 발행에 나선 KCC는 기관 투자자 모집에서 6300억원의 주문을 받자 400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늘린 바 있다. KCC 관계자는 "자금이 모자라는 경우를 대비해 실시한 채권 발행에서 생각보다 많은 금액을 확보했기 때문에 자금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금 조달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음에도 업계에선 여전히 기대보단 우려의 시각이 우세한 모양새다. 현금으로 인수할 만한 재무여력이 충분하다고 해도 영업이익이 계속 줄고 있는 상황에서 큰 돈의 지출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KCC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3조7822억원, 영업이익 2436억원, 순손실 23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2017년과 견줘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26.1% 감소한 수준이다. 순손익은 423억원 흑자서 적자로 돌아섰다.

그중에서도 4분기 실적은 매출 9298억원, 영업이익 251억원으로, 재작년 대비 각각 9.4%, 58.4% 급감했다. 순손실은 무려 3828억원이다. 건설경기 위축으로 폴리염화비닐(PVC) 창호의 수요가 줄은 데다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의 타격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에 신용평가사들은 곧바로 반응했다. 글로벌 3대 신평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난 15일 KCC의 실적 발표 직후 'BBB'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과 '부정적 관찰대상(CreditWatch)' 유지 의견을 밝혔다.

이는 부진한 실적에다 모멘티브 인수 추진 상황이 반영된 것인데, 모멘티브의 덩치가 큰 탓에 회사의 주요 신용지표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인수 후 신용지표가 크게 약화되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재무부담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통해 인수를 한다고 하더라도 순차입금 기준으로 보면 차입금의 규모는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건은 인수 후 모멘티브가 얼마나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느냐다. KCC가 모멘티브를 사업 돌파구로 삼은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둔다면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재무 부담이 충당되고, 사업 시너지가 발생할 전망이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엔 KCC가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지게 된다. 업계에선 후자를 우려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실리콘 사업은 워낙 경쟁이 치열하고, 경기변동성도 높아 이익 성장을 단정지을 순 없다"면서 "이익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KCC는 아웃룩 조정과 함께 재무 부담 이슈를 떨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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