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마중물] '3大 지방금융지주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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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은행팀] '1도(道)1행(行)'에서 시작된 10개 지방은행이 BS금융그룹과 DGB금융그룹, JB금융그룹 등 3대 금융지주 체제로 안착했다. 내년부터는 인수시너지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경쟁적 인수 작업으로 몸집 부풀리기에 성공한 3대 지방은행은 지역적·업종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체질 다지기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보험업, 자산운용업 등 종합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사업 다각화 작업을 진행하는가 하면, 각 지방을 넘어 전국구, 해외로 영업 입지를 넓히고 있다.

◇10道10行에서 3대 금융지주로…시중은행 턱밑까지 추격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명목 하에 1960년대 후반부터 10개도(道) 마다 1개씩 세워진 지방은행은 외환위기를 거쳐 6개 은행으로 줄어들었다. 이후 제주은행은 신한금융지주로 편입됐고,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흡수했던 우리금융그룹은 해체 수순을 밟았다.

지주회사를 설립해 은행을 유지해온 부산은행(BS금융)에 경남은행이 인수됐고, 전북은행(JB금융)이 광주은행을 흡수했다. 대구은행(DGB금융)을 포함해 3대 지주만 살아남게 된 셈이다. 수억원에서 시작한 자본금도 50여년의 지역 영업기반과 편입 과정을 거쳐 수십조원대로 확대됐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말(9월30일) 기준 BS금융지주의 자산은 51조4078억원, 경남은행의 자산은 32조3303억원에 달한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10월 이후의 BS금융지주 규모는 80조원대로 올라섰다.

자산 17조4321억원 수준의 광주은행을 흡수한 JB금융지주의 자산규모는(3분기말 기준) 18조6621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10월 편입절차 완료 이후 추산액은 40조원대로 두배 가량 커지게 됐다.

DGB금융지주의 자산규모도 내년 1월로 예정된 700억원 규모의 우리아비바 생명 인수와 3500만주(약 3552억원)의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3분기 기준 40조3865억원에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외국계 시중은행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과 한국씨티은행의 자산규모는 각각 65조5053억원, 51조2422억원 수준이다. DGB금융과 JB금융이 시중은행의 턱끝까지 추격해온 것이다. BS금융은 이미 외국계은행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덩치가 커졌다.

◇사업 다각화 작업 '박차'…수도권 넘어 해외로

지방 3대지주의 성장 노력은 은행업권 인수에만 그치지 않았다. 보험업, 자산운용업 등 다각적인 금융계열사 인수를 통해 지방은행이 갖춘 영업망을 활용한 시너지도 꾀하고 있다. 장기적 성장 토대를 위한 영업권 확보도 수도권부터 해외까지 폭넓게 진행 중이다.

DGB금융은 지난달 NH금융과 우리아비바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방은행 최초로 보험업에 진출하게 됐다. 증권과 자산운용업 등의 여타 금융계열사 인수 검토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오는 2017년까지 비은행부문의 비중을 25%까지 늘려 종합금융그룹으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BS금융도 지난달 GS자산운용의 주식 35.75%를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51%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자산운용사의 상품 기획 능력을 활용해 부동산 자산과 MPL 관련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의도다. BS금융은 BS신용정보를 시작으로 BS투자증권, 여신전문 금융사 BS캐피탈, BS저축은행, BS정보시스템 등 7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JB금융은 광주은행 편입에 앞서 지난해 11월 JB우리캐피탈, 올 3월 지방은행 최초로 자산운용사(더커자산운용, 현 JB자산운용)를 인수했다. 이자수익 중심의 그룹 수익구조를 개편하고, 기존 자회사와 연계한 신규시장 진입을 통한 균형 있는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JB금융은 당분간 추가 인수 계획없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JB금융은 소매금융을 기반으로 업권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전북은행이 가진 지리적인 이점을 활용해 지방은행이 자리잡지 못한 대전·충청권과 수도권을 타겟으로 했다. 전북은행은 지난 8일 개점한 송도지점 등을 포함해 서울에 13개, 인천에 5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대전과 세종시에는 각각 7개, 1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BS금융도 지난달 대전에 첫번째 부산은행 영업점을 열었다. 200여개가 넘는 부산·울산·경남지역 출향 기업체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재 아시아 30위권 은행 도약을 목표로 청도와 베트남에도 사무소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성세환 BS금융 회장이 런던, 파리 등에서 기업설명회를 주재하는 등 유럽권 진출을 위한 포석도 다지고 있다.

DGB금융도 지난 3일 중국 상해에 이어 베트남 호치민에 대구은행 사무소를 개소했다. 두 지역 모두 대구·경북 지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곳인만큼, 지역 기업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DGB금융은 향후에도 동남아시아 진출을 확대해 글로벌 100년 은행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대구은행은 서울과 김천 외에도 울산, 부산, 창원 등 동남권 지점도 확보 중이다.

◇2015년 인수 시너지 물꼬… "시중은행 넘는 성장세 지속"

올 한해 숨가쁘게 치른 인수전이 마무리되면서 피인수 은행 및 금융사와의 시너지효과가 본격화 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부터 각 지주의 이익규모의 대폭 확대와 함께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BS금융의 내년 순이익 규모를 올해보다 30% 이상 확대된 48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경남은행 지분 56.97%의 인수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ROE도 지난해(9%)와 올해 예상치(9.3%)보다 개선된 10.6%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했다.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자산성장을 이룬 JB금융도 내년에는 지난해 순이익 630억원보다 두배가량 확대된 1146억원 수준의 순이익이 전망됐다. 향후 호남지역 내에서의 시장 지배력 확대와 밀창경영 강화 등으로 2016년 순이익은 1300억원 이상으로 전망되는 등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ROE 역시 지난해 7.6%에서 내년 8.2% 수준으로로 대폭 개선이 예상됐다.

DGB금융도 내년 1월께로 예정된 우리아비바 생명과 유상증자 효과가 안정화 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이익 성장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2380억원이었던 DGB금융의 당기순익이 내년에는 2670억원, 2016년에는 296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방은행의 인수합병은 규모의 경제를 강화해 수익성 개선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지역 확장을 통한 추가적인 성장동력 확보와 유사권역에서의 시장지배력 강화, 중복비용 감축효과 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지방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시중은행보다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 왔다"며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피인수 은행인 경남이나 광주은행 등은 당분간 성장보다는 내실 위주 경영을 이어가겠으나, 부산이나 전북, 대구은행 등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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