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진단] 건설사들, 올해 중동發 수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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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금융불안에 주가·실적 모두 '부진'
올해 해외수주 확대로 실적개선 기대감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모처럼 국내 건설업계에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부진한 올해 건설업의 성적은 파이가 커질 중동 등 해외수주 선점 역량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유럽재정위기로 대부분 활로가 막힌 건설사들에게는 국제 정세, 유가, 국가 정책 등 이익 창출환경이 올해 이롭게 형성되고 있다.

2010년, 고난의 길을 걷다

지난해 건설사는 위기의 한해를 보냈다. 주식시장에서는 주가하락으로 시가총액도 크게 감소했다. 실적이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종의 시가총액은 45.5조원으로 전년보다 14.5% 줄었다.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이 9.1% 감소했다는 점에서 보면 시장을 5% 하회한 것이다.

상반기에는 중동 사태로 인한 발주 공백, 공사 진행 지연에 따른 실적 우려가 컸다. 여기에 하반기 유럽 재정 위기 리스크가 본격화되며 이들 종목을 지탱할 유동성도 점차 고갈됐다.

특히 대형 건설사의 주가 부침 현상이 심했다. 대형 7개 건설사들의 주가를 살펴보면 지난해초 대비 현대산업은 50%, 대림산업과 GS건설은 각각 23%, 20% 씩 하락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13%,2% 하락하며 낙폭을 상대적으로 줄였고 삼성엔지니어링, 대우건설만 4%대 상승에 성공했다.  

이같은 주가 부진은 실적감소가 주된 요인이었다. SK증권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둔 건설사는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대우건설(일회성 이익 배제) 뿐이다. 나머지 건설사들은 수익이 예상치를 밑돌았다.

박형렬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건설업 주가는 재무레버리지와 경기 이익 민감도가 높은 업체, 대손비용을 크게 반영해 이익추정에 대한 신뢰성이 낮았던 업체들을 중심으로 주가 하락폭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해외 수주, 부활 신호탄 쏘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다. 건설사들에게 최대 해외시장인 중동이 문을 활짝 열고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인 '유가'도 양호하다. 중동국가가 유가를 통해 그해 건설 발주량을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유가는 건설업계의 고민거리였다.

현재 유가는 건설사들에게 결코 불리한 가격대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문제는 과거 2008년 이후 금융위기 경험효과로 최근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를 과도하게 시장이 반응한다는 점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금융위기는 다음과 같은 패턴으로 진행됐다. 금융위기 발생 - 유가하락- 산유국 경제성장 둔화 및 설비투자 감소- 국내 건설사 수주, 매출 감소- 주가하락 총 5단계 였다.

하지만 현 위기는 당시와 다르다는 분석이다. 노기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8년 위기 시 나타난 경기 위축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당시보다 강한 유가 수준, 중동 국가들의 재정 지출 확대, 풍부한 재정 여력과 높은 재정 건전성, 자산 버블 위험 감소 등이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올해 중점 이슈로 이라크 시장 부활 가능성과 해외수주를 겸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건설사의 성장을 지켜봐야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12월 이라크는 연립정부가 출범하며 정치적으로 안정돼 지난해부터 발주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만성적인 주택공급 부족현상과, 노후화, 전후 기산 시설 파괴로 인해 인프라 수요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주택과 해외사업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하이브리드 건설사들의 실적이 단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택부문의 실적 기여도가 크게 낮아졌지만 해외매출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정부가 건설업에 대한 본격적인 육성정책을 발표했다는 점도 향후 전망을 보다 밝게한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대외경제정책 추진 전략을수립했는데 중점추진과제로 건설업과 직결되는 대규모 해외프로젝트 및 동반성장 지원강화를 약속했다. 수출신용기금의 여신규모를 올해 플랜트 16.5조원, 발전 5조원으로 증가시켜 해외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한다.

최근 갑작스럽게 불거진 이란 사태도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리비아사태'보다 충격도 크지 않고 이란의 국내 수주실적이 작은 점 등이 긍정적이라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올해 기대되는 건설사는?

올해 눈여겨 볼 건설사들은 회외 수주 가능성이 높은 곳들이다. SK증권은 올해 건설사 연간 사업 전망을 통해 상장 종목을 중심으로 성장성을 갖춘 건설사를 추려냈다.

먼저 대림산업의 경우 높은 실적세와 상대적으로 낮은 벨류에이션 가격대의 매력이 높다는 지적이다. 올해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최대 실적이 가능하다며 해외 수주 증가, 원가율 하락, 2011년 자회사 관련 손실 감소도 긍정적인 이유로 꼽았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가장 저조한 해외수주 부문 성과 회복이 관건이란 지적이다. 지난 2009년~2010년 수주한 UAE 원자력 발전, 싱가폴 토목공사, 쿠웨이트 항만 공사에서 매출, 양호한 원가율 관리, 사우디 미드코 법인 인수에 따른 연결 실적 증가는 기대감을 높인다.

실적 턴어운드가 예상되는 삼성물산은 건설, 상사, 지분가치 상승 세가지 이슈가 동반되야 한다고 내다봤다. 건설 부문의 경우 해외수주와 주택분양물량 확대 등이  주가 상승도 이끌 주요소다.

GS건설은 몇 가지 '숨겨둔' 이익 포인트가 올해 '빛'을 본다는 분석이다. 박형렬 SK증권 연구원은 "진행 중인 해외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EPS 증가가 예상된다"며 "지난해 상반기까지 반영한 대손비용의 3분기 이후 발생하지 않는 점과 올해 해외수주가 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비해 대우건설은 영업마진율 정상화 과정에 있다는 점에 있다는 점은 호재지만 벨류에이션 부담때문에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올해 영업이익률은 5.9% 가능하지만 현재 금호그룹이 보유중인 지분의 오버행 이슈가 주가 측면에서는 부담이다. 향후 1조원 규모의 PF에 대해 채무보증 약정 해소 계획 등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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