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사이드] "애플, 스티브 잡스 없어도 株價 오른다"
[글로벌 인사이드] "애플, 스티브 잡스 없어도 株價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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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1년간 애플 주가 추이

[서울파이낸스 이지은 기자]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바라보는 주주들의 마음은 꼭 물가에 내놓은 아이를 보는 부모 심정같다. 이들은 잡스의 기침 소리 한번에도 마음이 철렁한다. 그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2008년 6월 이후 애플 주가는 그의 건강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요동쳤기 때문이다.

2008년 6월 잡스가 유난히 수척해진 모습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애플 주가는 하룻새 4달러 이상 빠졌고 6주 후 뉴욕타임스(NYT)가 그의 건강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자 주가는 다시 2.7% 치솟았다. 또 2009년 1월 잡스가 병가를 냈다는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주가는 5달러 가까이 추락했다. 이날 장중 한 때 증발했던 시가총액만 40억달러에 달했다.

그랬던 잡스가 2년만에 또 다시 병가를 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그가 이날 오전 이메일을 통해 애플 직원들에게 병가 소식을 전했으며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회사 운영을 맡겼다고 전했다.

잡스가 왜 병가를 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간이식 부작용이나 췌장암 발병 가능성 등이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우려감은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돼 18일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2.25% 하락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잡스의 부재가 애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데이비드 개러티 GVA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이날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를 통해 애플 주가가 향후 1년간 20% 가까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스티브 잡스와 애플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그가 병가를 냈다는 사실은 투자자나 고객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도 "잡스의 부재가 회사(애플)에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러티는 잡스의 병가 소식이 애플 주가가 향후 12개월간 400달러 이상으로 뛰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애플이 곧 500억달러 넘게 쌓아두고 있는 현금의 용처를 발표할 것"이라며 배당이나 환매 가능성을 점쳤다. 아울러 "2004년과 2009년 잡스가 병가를 냈을 때도 애플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며 "애플이 배당이나 환매에 나서더라도 대차대조표에는 지속적으로 현금이 쌓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러티는 또 "애플이 뉴욕증시가 휴장했던 전날 잡스의 병가 소식을 발표한 것도 투자자들을 의식한 것"이라며 "애플은 잡스의 병가라는 재료가 시장에서 소화된 뒤에 투자자들을 확신시킬 수 있는 보다 가치 있는 뉴스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애플은 이날 장 마감 뒤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분기 실적을 내놨다. 애플은 2011회계연도 1분기(2010년 10~12월)에 60억달러(주당 6.43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7.5% 증가한 것으로 시장 전망치(주당 5.35달러)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267억4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70%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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