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은행·카드·퇴직연금 외형경쟁 우려"
김종창 "은행·카드·퇴직연금 외형경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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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조짐 보일 경우, 사전적으로 개입하겠다"

[서울파이낸스 김미희 기자]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사진)이 23일 은행, 카드, 퇴직연금 부문의 지나친 외형경쟁을 우려하며 단속강화에 나설 뜻을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중앙대에서 열린 대한금융공학회 학술대회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사들의 지나친 과당경쟁이나 쏠림현상에 대해서는 강력한 경고를 할 생각"이라며 "사전적으로도 개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3년 카드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금융사들의 외형경쟁에 따른 어려움이었다"며 "앞으로도 그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특히 은행, 카드, 퇴직연금 부문의 외형경쟁 및 과당경쟁 조짐에 주목했다.

은행권에 대해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영업규모를 줄인 은행들이 위기가 끝난 후 외형경쟁을 하거나 영업규모를 확장할 가능성이 있어 미리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 부문은 "카드 판매비가 총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1분기 19%였으나 지금은 25%까지 올라갔다"며 "이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향후 카드사들의 모집질서 단속을 강화하고 기동점검반 인력과 단속 횟수 등을 늘릴 계획이다. 

그는 이어 퇴직연금 시장과 관련해 "올해 리스크 관리기준을 만들고 수익률을 제시할 때 리스크 관리위원회 검토를 거치도록 했지만 역마진을 제시하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며 "이 부분이 적발될 경우 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역마진을 제시하면 다른 곳에서 보충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와 불공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시장질서를 흐트러뜨릴 수 있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또 KB사태와 신한지주 내분 등으로 불거진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금융사 스스로 운영을 잘하고 건전한 지배구조가 정립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그동안 제도보다는 운영의 문제가 더 컸다"며 "사외이상의 경우, 지주에 따라 지나치게 독립돼 그 자체가 권력이 되거나 또는 독립이 보장되지 않아 견제 기능조차 하지 못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CEO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는 CEO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누가 되느냐에 따라 정책방향이 확 달라진다"며 "CEO 리스크에 잘 대비할 수 있도록 CEO 선임 당시는 물론 선임 후에도 사외이사의 감시기능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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