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액 자산가 잡아라!"…삼성證 vs 대우證 승자는?
"초고액 자산가 잡아라!"…삼성證 vs 대우證 승자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증권, 9월 예탁자산 첫 100조 돌파
대우증권, 복합점포·지점통폐합 '혁신'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증권업계 양대산맥인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의 초고액자산가를 잡기 위한 '강남권 2차전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일단, 올해 상반기(4~9월)까지 시가총액 및 영업실적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는 대우증권의 압승을 거뒀다.하지만 삼성증권은 국내 최대 수준의 PB(Private Banker)인원을 확보, 올 초 '강남제패'를 선언한 이래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며 브로커리지 절대강자인 대우증권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4∼9월) 대우증권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089억원, 1523억원으로 삼성증권의 1519억원, 998억원을 큰 폭으로 따돌렸다. 대우증권은 자기자본 역시 2조 8131억원을 기록해 삼성증권을 약 2000억원 앞섰고, 증권사 최종 경영성과인 자기자본순이익률 역시 5.41%로 삼성증권의 3.71%에 비해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PB(Private Banking)시장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침체, 장기적인 저금리 기조, 랩어카운트의 급증세 등으로 고액자산가들이 PB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증권의 약진이 눈부시다.

삼성증권은 지난 9월 말 창사 이래 첫 지점 예탁자산이 100조원을 돌파했고, 예탁자산 1억원 이상 개인고객도 7만 5800명으로 연초보다 1만명 이상 증가했다. 경쟁사인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각각 500여명, 3600명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가히 폭발적인 증가세다.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애널리스트는 "삼성증권은 업계 최고수준의 금융계열사 라인업와 함께 압도적인 자산관리 경쟁력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을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서영수 애널리스트는 "삼성증권은 HNW(High Net Worthㆍ고액 자산가) 중심의 PB 시장 성장의 대표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 금융 그룹간 제휴를 통해 취약한 매스(Mass) 시장에 대한 고객을 확보, 이익의 안정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산업이 본격적인 성장추세를 보이는 올해부터 오는 2012년까지 삼성증권 자산관리 수익은 연평균(CAGR) 40% 성장, 전체 영업수익의 27.8%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삼성증권의 PB 점포는 현재 97개로 대형은행인 KB 29개, 신한 19개, 하나 17개 보다 월등히 많다. 올해 삼성증권의 국내 PB 시장에서 점유율은 10억 이상 기준으로 10% 내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우증권도 지난 4월 산업은행과 연계에 BWB(Branch With Branch) 형태의 청담동 복합점포를 오픈한데 이어, 지난 8월 '리테일 네트워크 효율화 전략'을 통해 올해 말까지 영업이 중복되거나 쇠퇴한 수도권 일부 7개 지점을 통폐합한다고 발표하며 경쟁사에 맞불을 놨다.

조완우 대우증권 마케팅본부 상무는 "지점 과밀 및 상권의 쇠퇴로 인한 비효율적 점포를 과감하게 조정하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규 상권에 선도적으로 진출하는 '리테일 네트워크 효율화' 전략으로 타사와의 경쟁에서 확고한 우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채민경 애널리스트는 "대우증권의 랩어카운트 잔고는 6월말 기준 12조 9000억원, 9월말 13조 1000억원, 최근 13조 3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주식형 비중도 6월말 1300억원에서 9월말 3500억원으로 증가해 자체적인 수익성 개선도 기대, 향후 자산관리 부문의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하이닉스 주식 약 200만주 매각과 대우인터내셔널 관련 일회성 이익(500억원 이상)이 기대돼 양호한 실적 흐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 대우증권사가 이같이 강남권영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이들이 가진 높은 자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10억원 이상 자산가는 약 12만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자산은 약 270조원이다. 이는 전체 개인금융자산 2100조원의 10%가 넘는 규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올초부터 강남 고액자산가를 잡기위한 전쟁이 식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자산가들이 기타 일반 투자자들 투자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이라며 "이들 시장에 대한 선점이 전체 자산관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삼성증권이 초고액자산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반 개인의 주식시장으로의 이동이 본격화될 경우, 전통적으로 지점영업력이 가장 강한 대우증권의 저력이 발휘될 여지는 아직 많다"며 "산업은행 계열사로서 투자은행(IB) 부문은 물론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강력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