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 끝이 보인다"
"조선업 불황, 끝이 보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주, 완만한 회복 박스권 상승 전망
"2007년과 같은 대량 물량은 오히려 독"

[서울파이낸스 양종곤 기자] 장기 불황으로 고전하던 조선업들이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을 마치고 어두운 터널의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글로벌 선박시장의 우호적인 환경으로 수주물량, 주가흐름 등 전반적인 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연출하며 업황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교보증권에 따르면 국내 상장 조선 상위 6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의 지난 6월까지 거둔 수주 규모는 155억 달러 수준에 이른다. 지난 8월 이미 올해 수주목표의 70%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수주개선세는 지난 한달간 상위 6개 조선사의 주가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지난 8월 한달동안 상위 6개사 평균 주가상승률은 약 4.5%를 기록했다.

교보증권 최광식 연구원은 "조선업 회복세에 따라 조선업종주에 대해 매수를 고려해볼 시점"이라며 "발주 및 수주량의 완만한 회복을 보이는 박스권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이종환 연구원 역시 "지난 한달간 주가 흐름에는 수주 개선세가 반영됐다"며 "시장에서 더 나빠질 것은 없다는 분위기가 모아진 만큼 양호한 주가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7월 국내 조선업계는 세계 수주시장에서 중국에 1위 자리를 넘겨줬지만, 국내 기술력은 여전히 중국에 우위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세계 선박 인도량은 8000만 DWT(재화중량톤수)로 올해와 내년 모두 1억 DWT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며 "금융 지원과 저임금 정책으로 중국의 추격이 가파르지만 국내 조선 업종은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선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지난 2007년 활황기를 회복기준으로 삼은 일부투자자들이 최근 회복세에 대해 실망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팽배한 점이다. 하지만 지난 2007년 조선업이 투기자본 으로 외형성장에 치중한 것과 달리 최근 조선업은 구조조정이 동반된 회복세이기 때문에 시기적 비교가 불가하다는 의견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석제 연구원은 "지난 2007년 세계 발주량은 1억 8000만 GT(총톤수) 수준이었지만 올해 8월말까지 3000만 GT, 연말까지 4500만 GT가 예상돼 시장이 1/4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이와 함께 세계 조선소들 역시 지난 2007년 400여 개에서 지난해 190여 개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06~2007년 발주량은 무분별한 신규조선소의 난립이 만든 투기적 자본에 의한 것"이라며 "지난 2년간 견실한 조선소가 살아남는 조선산업 구조조정의 마무리단계에서 지난 2007년과 같은 대량 물량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회복세를 주도하고 있는 상위 조선사들의 '배짱'을 믿어야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STX조선해양이 10여척의 컨테이너선 수주를 거절한 이른바 '에버그린 사건'은 상위 조선소가 그만큼 자신있다는 반증"이라며 "지난 최악의 불황기를 이겨냈던 상위 조선사들은 올해 발주량과 내년 초 가동률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욱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