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기업CB사 설립 사업성 논란
신보 기업CB사 설립 사업성 논란
  • 전병윤
  • 승인 2004.07.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장 규모 200~300억 불과해 흑자 실현 한계
재경부 시장 성장 충분
신보 만년 적자 불가피

재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전문 기업신용정보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사업적 타당성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신용보증기금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7일 정부가 발표한 중소기업 지원 종합대책중 신용보증기금의 신용정보사업을 분리해 기업신용정보회사(CB)를 설립하는 방안이 추진중이나 현재의 기업CB시장 상황을 고려해 볼때 사업성이 없을 뿐 아니라 시장경쟁 원리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현재 신용정보시장은 신보와 한신평정, 한신정, 기보 등이 분할하고 있으며 연간 시장규모가 200∼300억원 정도”라며 “정부가 기업CB 회사를 설립할 경우 인건비로만 매년 400억원 정도 소요되고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설립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중복된 기업CB회사를 만들면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 매년 추가 출연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지난해 신보가 기업신용정보사업에서 실현한 83억원의 이익중 상당액은 직원들이 보증서를 발급 받은 회사에게 구매를 권유해 올린 실적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보 관계자는 “각 지점 직원들에게 신용정보사업 실적이 할당돼 담당자가 보증서를 발급 받은 중소기업에 신용정보 구매를 부탁해 올린 실적이 상당 부분 있다”며 “이를 감안한다면 기업 신용정보의 사업성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기업신용정보 시장 규모는 실제보다 더욱 작을 수밖에 없어 새로 설립될 전문 CB회사의 막대한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재경부 관계자는 “각 기관이 기업 신용정보를 조사하기 때문에 중복 비용이 소요될 뿐 아니라 신보의 기업CB업무는 신용보증의 부수업무로 운용되고 있다”며 “기업CB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전문적 기업CB회사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보 노조는 “신보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CB 인프라가 효율적으로 구축돼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이를 무시하면서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측은 한신정평이나 한신정은 일부 중견기업에 대한 정보만 가지고 있는데 반해 신보는 56만여개의 중소기업 신용정보를 확보하고 있고, 담당자 책임하에 보증서 발급을 위한 신용조사를 하므로 정보의 신뢰성과 전문성이 뛰어나다는 주장이다.

신보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재무제표상 나타나는 수치보다 기업 실사를 통한 담당자의 판단과 사업성의 평가가 중요하다”며”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중복된 기업CB회사를 만드는 것은 재경부의 관료주의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