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 '혼탁'…'묻지마 투자' 주의보
코스닥 시장 '혼탁'…'묻지마 투자'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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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급등 조회공시 속출…한달간 14개社 
"실적에 기반한 가치투자 필요한 시점"

[서울파이낸스 양종곤 기자] 최근 경기둔화 우려가 가중되며 주식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묻지마 투자'가 활개를 치고 있다. 특별한 실적과 급·등락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속에서도 일부 코스닥 종목의 주가가 연일 널뛰기 장세를 연출,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묻지마 식' 열풍에 휩쓸려 섣불리 시가총액이 낮은 종목에 투자할 경우,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실적 등에 기인한 가치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지난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코스닥 시장에서 현저한 주가급등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받은 기업은 동신건설, 세계투어, 투루아워 등 총 14개 기업이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조회공시 요구에 미확정, 또는 특이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와 같이, 코스닥시장 중소형주의 경우 정작 기업주마저 급등 이유를 모른채 루머와 소위 '장난치는' 세력에 의해 급등락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IBK투자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에서 단기간 오르는 주식은 루머나 대량매수세력에 의해 휘둘리는 경우가 많다"며 "단기간 이유없이 올라가 조회공시를 받을 정도의 주식이라면 투자자들은 매도를 고려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 26일 5일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디에이피는 전날보다 225원(14.90%) 오른 1735원으로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 역시 전날보다 20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27일 장중내내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다 결국 전날보다 150원(8.65%) 하락한 1585원으로 마감했다.

디에이피는 이동통신단말기용 Build-Up PCB(인쇄회로기판) 생산 업체로서 지난 2005년 기준 Build-up PCB시장 점유율 5위권을 기록한 업체이다. 디에이피 관계자는 전체 수출중 국내보다 해외수출비중이 70~ 80% 수준이며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70% 규모의 거래비중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디에이피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실적은 환율과 원재료 인상으로 영업이익과 매출은 줄었지만 지난해 하반기 수주 매출 증가로 하반기에는 지난해말 수준의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디에이피의 올해 상반기 영업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9억원, 36억원 규모로 전년동기 영업익 79억원, 당기순이익 59억원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거래소 공시를 통해 대규모 납품 계약이나 주가 상승 모멘텀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26일 상한가를 기록한 점은 여러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다. 먼저 자기자본투자에 대한 기대심리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 25일 디에이피는 LED메탈 PCB 제조 공장 신설에 250억원을 투자하고, 다음 날 두산으로부터 180억원 규모의 경기도 안산시 토지건물 및 기계설비를 양수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디에이피 관계자는 "올해 안에 신규 시설 초도 물량이 생산되고, 시설투자에 대한 장기 차입금이 준비 중이며 유동성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PCB 시장 상승세에 따른 수혜가 상한가를 이끈 가능성으로 제기할 수 있다.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말 PCB 시장의 주요사업 분야인 PC기판은 6조 4500억원, 원자재 부문은 1조 100억원, 부자재 설비 약품 전문가공은 12조원으로 추산된다. 그는 "스마트폰, LED 신규기판의 활성화로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디에이피는 20여 종류의 PCB 제조방식 중 적층공정 방식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며 "이와 같이 중소 PCB기업마다 주력 분야가 세분화돼 시장 점유율 순위 등 일괄적인 비교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PCB 시장 전반의 상승 분위기가 개별 기업 모두의 실적 향상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PCB 사업은 나쁜 상황은 아니지만 기술초과 현상과 중국의 추격도 거세다"며 "디에이피의 외형매출사이즈는  10위 정도로 하락했고 국내에서 '먹고 살만한 정도의 기업'이라는 정도만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와같이 시가 총액이 작은 코스닥 중소형주들은 뚜렷한 실적없이 자기자본투자, 시장 수혜 등 기대심리만으로도 급등락이 클 수 밖에 없다. 또한 실체없는 루머나 작전세력이 개입한 종목의 경우 실적주 상승 패턴과 달리 단기간 급등락을 거듭하기 때문에 묻지마 투자자들은 낭패를 보기가 십상이다.

결국 증권사 관계자들은 코스닥 중소형주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동양종금증권 최현재 연구원은 "중소형주는 매매자체가 거래량이 되며 주가 자체의 상승, 하락폭이 크다"며 "정확한 기업 정보를 얻기 어려운 투자자들은 급등락을 추종해 매매를 하기보다 실적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디에이피 역시 지난해 5월 주가급등 조회공시를 받았으며 2006년말 이후로 디에이피에 대한 증권사의 기업 투자보고서는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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