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 '만점'·중계 '엉망'…'뭘 잘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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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위원의 해설만 돋보인 졸작"...진행 미숙에 광고투성이 '짜증'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12일 열린 남아공 월드컵 B조 첫 경기에서 한국팀이 그리스를 2대0으로 완파 했다. 그러나, 경기는 만점이었으나 SBS의 중계방송은 낙제점이었다. 이에, 특정 방송의 월드컵 독점 중계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계 방송의 허점은 곳곳에서 노출됐다.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한 방송사가 중계를 독점하다보니 '광고투성이'여서 시청자들의 입장에선 시종일관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전반전이 끝난후 하프타임은 광고로 도배를 하다시피했다. 여러 방송사가 중계를 할 경우 전반전에 대한 분석 등 다양한 편성이 가능했겠지만 그렇지가 못했다. '시청자의 선택권'을 새삼 다시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렇다 보니 전체적으로 시청자 입장에서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바라 보는 것 말고는 기대할게 별로 없는, 그저 그런 중계방송이 되고 말았다. '눈만 필요하고 귀는 별로 필요치 않은' 중계방송이라는 평가를 받아도 무방할 듯하다.      

더구나, 경기가 끝난 직후 진행의 난맥상은 그라운드에서 혼신의 힘을 쏟아 값진 승리를 일궈낸 태극전사들의 땀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부끄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차범근 해설위원과 중계방송을 진행하던 캐스터가 난데없이 박지성 선수 인터뷰를 내보낸다고 했으나, 오디오에 문제가 생겨 차라리 인터뷰를 하지 않은 것만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화면만 방영된 것. 특히, 박지성 선수의 들릴 듯 말듯한 중얼거림속에 인터뷰 중간에 캐스터의 '내가 뭘 잘못했나'라는 잡음까지 섞여 나왔다. 첫 경기에서 방송사고를 낸 꼴이 됐다.

그나마 차범근 해설위원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명해설은 돋보였다. 전반 7분경 이정수의 선제골이 터져나왔을 때 차 위원은 크게 기뻐했지만 절대 흥분하지 않았다. 그는 "수비 뒤쪽으로 들어오는 이정수 선수의 쇄도가 좋았다"고 칭찬했지만 이내 "우리 선수들 흥분을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경기운용을 해야한다"고 냉정함을 강조했다.

또, 후반 7분 박지성의 추가득점이 이어졌을 때도 "완벽하다. 월드컵 역사, 한국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고 기뻐하면서도 역시 "냉정하고 침착하게, 경기는 90분이다"고 해설자의 본분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차 위원의 명해설이 중계방송의 전체적인 미숙함을 커버할 수는 없는 노릇. 이에, 특정 방송사의 월드컵 독점중계가 과연 바람직한가를 놓고 다시한번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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