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경에 처한 국제 신용평가사들
곤경에 처한 국제 신용평가사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 등 3대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곤경에 처했다.

잘못된 신용평가에 불만을 품은 크고 작은 제소가 잇따르는가 하면 의회에서는 신용평가사들의 위치를 압박하는 새로운 규정들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 신용평가 업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온 3대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소송과 의회의 법 개정 등 두가지 중요한 도전에 직면하면서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용평가사들에 대한 소송은 현재 약 30건 가량이 제기돼 있다.

현재까지는 신용평가사들이 승리하거나 중도에 소송 제기자들이 소송을 취하하는 등 신용평가사들의 일방적인 승리가 이어졌다.

S&P의 법무팀에 따르면 법원에 의해 15건이 이미 기각됐으며 12건은 신용평가사들이 승리했고 5건의 경우 자발적으로 소송을 취하했다.

S&P의 소유주인 맥그로 힐의 테드스미스 이사는 "우리는 법정 싸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으며 남아있는 소송에서도 손해를 볼 것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고 NYT는 평가했다.

계속되는 기각 판결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송의 경우 사전평결에서도 끝나지 않아 배심원들의 평결까지 가거나 거액의 합의금을 주는 쪽으로 결론이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의회의 금융산업 개혁법안도 신용평가사의 업무에 중대한 영향을 줄만한 규정들을 집어넣고 있다.

지난주 미국 상원을 통과한 개혁법안은 은행이나 보험사, 머니마켓펀드(MMF)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신용평가사로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신용등급을 받은 주식이나 채권만 살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삭제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기관투자가들은 증권을 구입할 때 자체 평가 비중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업무를 아웃소싱하는 등 신용평가 업무를 무조건 3대 신용평가사에 의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또 지금처럼 증권을 발행하는 기관이 신용평가기관에 평가에 대해 금전적으로 대가를 지급하는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도 담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은 고객유치를 위해 위험도가 높은 증권에 대해서도 높은 등급을 매겨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새 개혁법안이 작동할 경우 이 같은 증권발행기관과 평가기관간의 밀월관계는 종식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문기업인 리스크메트릭스의 애덤 사베트 씨는 "현재 헤지펀드 등이 신용평가사들의 위기를 노리고 베팅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신용평가사들이 이번 위기에서 큰 손실이라도 입으면 향후 신용평가사들을 노린 세력들이 많이 달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