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가맹점수수료 인하…"출혈보다 실익"
카드사 가맹점수수료 인하…"출혈보다 실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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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요구에 반강제적으로 수수료 인하

각 카드사 수수료 경쟁은 회피, 실익 선택

관치금융 아닌 카드업계 자율 금융시스템 필요

[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카드사들이 자율적인 경쟁을 통한 가맹점 수수료 인하보다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요구에 반강제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했다. 자율보단 금융당국의 간섭을 택한 모양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가맹점들의 부담을 카드사들이 큰 손해를 감수하고 떠안았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상호 경쟁을 통한 수수료 인하보다는 현실적으로 가장 손해를 덜 볼 수 있고 금융당국의 체면을 세워주는 반강제적인 수수료 인하방법을 택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용카드사들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19일까지 재래시장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대형마트 수준으로,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백화점 수준으로 인하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에 수수료 인하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두고 일각에선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수수료 인하폭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카드사들이 ▲자율 경쟁을 통한 가맹점 수수료 인하보단 정부와 금융당국의 요구를 일단 받아들여 실익을 선택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자율경쟁이 가능한 쪽을 선택했다면 수수료 인하폭이 현재 조정 분보다 더 커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맹점 입장에선 ▲연 매출 9600만원 이하 가맹점은 전체 가맹점의 15% 수준이기 때문에 연 매출 3억원까지 대상 가맹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식당의 경우 실제 원재료 값이 전채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한편 인건비와 가계세 등을 제외하면 실제 순익은 매출의 20% 가량이라고 서울 용산에서 빈대떡 집을 운영하는 최 모씨는 전했다. 즉, 1억원을 연 매출로 본다면 그 20%인 2천만원의 연봉을 받는 다는 계산이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가맹점 수수료 인하 대상의 범위를 연 매출 3억원 미만 가맹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입장을 대해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나서 가맹점 수수료가 단시일에 낮출 수 있었다면 그간 왜 가맹점 수수료 문제를 장기간에 걸쳐 사회적 이슈로 부각 시켰나 ▲시장 논리보단 정부와 금융당국의 관치금융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금융시장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하가 정부와 금융당국의 반강제적인 수수료 인하 주문에 따른 점을 감한할 때 업계 자율적으로 수수료 인하 등을 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정치논리에 의해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가 낮춰졌다고 본다”면서도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자율적인 경쟁 시스템(가맹점 공동망)을 기피하는 것도 정부와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 개입을 자초했다”고 말했다. 또 “수수료 인하는 환영할 일이지만 수수료 인하를 더 할 수 있는 자율적 경쟁은 회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수료 인하의 내용을 살펴보면 재래시장 가맹점 중 연매출 9600만원 미만인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상한선이 2.0~2.2%에서 1.6~1.8%로 낮아졌다. 현재 서울시내 3대 대형마트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1.6~1.9% 수준. 재래시장 가맹점 이외 연매출 9600만원 미만인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상한선이 3.3~3.6%에서 2.0~2.15%로 인하됐다. 현재 서울시내 3대 대형 백화점의 수수료율은 2.0~2.4%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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