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대주주 자금회수 '심각하다'
증권사 대주주 자금회수 '심각하다'
  • 김성호
  • 승인 2004.05.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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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메리츠證 등 고배당 결의...노조 강력 반발.
국부 유출 및 회사 부실화 등 부작용 속출 우려.

주주총회를 앞두고 증권사들이 잇따라 주주배당을 결의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가 순익 이상의 고배당을 실시키로 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고배당을 결의한 증권사 중 상당수가 외국자본이 유입됐거나 중소형사라는 점에서 자칫 국부 유출 및 회사 부실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勞使 고율배당 놓고 갈등 ‘확산’

올해 주요 증권사의 배당성향(당기 순이익 대비 배당 총액)을 살펴보면 우리 587%, 메리츠 207%, 한양 96%, 신흥 76%, 부국 68%, 대신 67%, 유화 52%, 삼성 51%, 하나 42%(건물 매각분 제외 시 111%) 등으로 전년대비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나증권과 메리츠증권의 경우 전년보다 2배 이상의 높은 배당을 실시키로 함에 따라 대주주가 받게 될 배당금액도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전국산업노조는 이들 증권사의 고배당이 특정 주주만을 배불리는 행위라고 비난하며 주주총회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증권사들은 올해 고배당을 결의하게 된 이유에 대해 시중금리 이상의 배당을 실시함으로써 기업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주주중시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의 입장은 순익규모 이상의 배당까지 해가며 주주중시 경영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으며, 특히 대주주의 지분이 절대적인 외국자본 유입 증권사나 중소형증권사의 경우 이 같은 고배당이 특정 주주의 주머니만 두둑하게 하는 것이 자명한 데 마치 모든 주주의 가치를 중요시 해 고배당을 하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분기배당제 또 다른 불씨

한편 올해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는 분기배당제가 향후 증권사 배당정책의 새로운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 동안 증권사들은 1년에 한차례 주주배당을 실시해 왔으나 분기배당제가 도입되면 매 분기실적을 기준으로 최대 1년에 4번까지 배당이 가능해 진다.

업계는 이 같은 분기배당제가 주주에게 배당기회를 늘려 줌으로써 주주중시 경영을 한층 강화할 수도 있으나 자칫 악용될 경우 오히려 특정 주주의 자금회수를 독려하는 수단이 될 수 도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그 동안에는 증권사들이 1년간의 순익 또는 이익 잉여금을 가지고 결산시기에 맞춰 배당을 실시해 왔으나 분기배당제가 도입되면 매 분기마다 고배당을 할 수 있어 자칫 회사가 심각한 자금난에 처할 수 도 있다는 것.

특히 이 같은 문제는 외국자본이 유입된 증권사들에 강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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