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공동택지 받은 건설사 속 탄다
세종시 공동택지 받은 건설사 속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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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실패 우려 속 실리 찾기 모색 

세종시 시범지구의 공용주택용지를 분양받았던 건설사들이 수정안을 놓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수정안에 따라 대기업에 공급될 원형지가 기존 주택용지에 비해 싸다는 점 때문에 불만은 크지만 계약금과 중도금을 납부한 상태에서 사업을 접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13일 현재 세종시 시범지구에서 공공주택지를 확보한 건설사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두산건설, 금호산업, 극동건설, 효성 등 10곳이다.

이들 업체는 모두 1만2천156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글로벌 경제위기와 세종시 사업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대부분 1차 중도금만 낸 뒤 토지주택공사를 상대로 단체로 계약금 반환과 계약 해지를 요구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건설사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대기업에 분양되는 원형지의 가격과 성격 때문이다.

2007년 공공주택지 분양가는 3.3㎡당 250만~300만원 선이었는데 세종시 수정안에 따라 대기업에 공급되는 원형지 값은 36만~40만원이다.

3.3㎡당 개발비용 38만~40만원을 더해도 실제 땅값은 74만~80만원으로 기존 공공주택지의 3분의1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이 원형지에 대기업의 사원주택이나 상가 신축이 허용되면 토지비용 때문에 분양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민간건설사들의 아파트는 경쟁력을 잃게 된다.

시범지구 10개 건설사들은 이날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실무자급 모임을 갖고 수정안을 검토하고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도 원형지와 공공택지와의 가격 차 문제가 주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범단지에 참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솔직히 건설사 대부분은 울며 겨자 먹기로 주택용지를 분양받았다"며 "당시 분양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원형지를 분양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세종시가 수정안대로 자족기능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고 한 참가자는 전했다.

삼성과 한화, 롯데 등 투자예정 기업들이 입주한다고 해도 주택수요가 충분히 형성될지 불투명한데다 관련법 국회 통과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사업성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확정된 내용도 뒤집혔는데 수정안 수준에서 사업을 강행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었다"며 "설사 분양을 하더라도 세종시가 자족기능을 갖출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불만이 높지만 이미 주택용지를 분양받아 1~2차 중도금까지 낸 상태에서 사업을 중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단체로 계약금 반환을 요구하고는 있지만 이것도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애초 주택용지를 분양받은 12개 업체 가운데 풍성주택과 쌍용건설은 중도금 장기 미납으로 작년 8월과 9월 각각 계약이 해지됐으나 계약금을 아직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주요 발주처인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을 놓고 계속 대립각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도 건설사들의 고민을 키우는 요인이다.

시범지구 참여 건설사들은 다음 주 중 다시 모여 행복도시건설청으로부터 수정안의 세부내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업체 차원의 건의사항을 전달할 방침이다.

시범지구 참여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제 와서 사업을 중단하기는 어려운 만큼 일단 참여업체들이 보조를 맞춰가며 가격 조정이나 다른 인센티브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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