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올해 수익성 개선 '빨간불'
은행들, 올해 수익성 개선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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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규제로 성장둔화 불가피
"일부 업종 구조조정 난항 예상"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빠르면 올 상반기 단행될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금융당국의 전방위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탓이다. 이외에도 금호그룹을 포함한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의 충당금 적립 부담도 심화될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되는 가산금리를 은행연합회 등을 통해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푸르덴셜증권 성병수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대출금리가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점진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더불어 예대율 규제 등으로 조달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은행 순이자마진(NIM) 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7월말 이후 대출금리는 0.34%포인트 상승한 반면, 저축성수신금리는 0.62%포인트 상승해 은행들의 조달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성 연구원은 "1분기 기준금리 인상이 없다면 은행 NIM 개선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산금리 규제가 강화될 경우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외형확대 경쟁을 막기 위해 향후 4년에 걸쳐 양도성 예금증서(CD)를 제외한 예대율을 100%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예대율 규제가 강화될 경우 은행들은 대출보다 수신확대에 치중할 수밖에 없어 조달압력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특히 지난해초 은행권에 대규모로 유입됐던 저축성 수신 역시 만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지난해초 저축성 수신의 평균금리는 현재보다 0.5~0.6%포인트 낮은 수준이었다"며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 압박 등의 요인을 고려할 경우 은행 NIM은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현저히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금융당국의 규제 움직임이 장기적으로는 은행의 수익성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정부 규제가 은행간 경쟁완화를 유도해 예상과 달리 은행의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이외에도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과 금융지주사들을 대상으로 매년 종합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은행권의 과당경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올해 대출성장률 목표치를 수신성장률보다 낮게 책정하는 한편 퇴직연금시장과 녹색금융 등 틈새시장 공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출성장률이 5% 남짓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며 "퇴직연금 등 새로운 성장동력의 시장선점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대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은행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워크아웃을 신청한 금호그룹의 경우 금융권 여신이 1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병수 연구원은 "통상 워크아웃의 경우 초기에는 19% 정도의 충당금 적립이 이뤄지며 상황에 따라 더 많은 손실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현 시점에서 손실률을 예측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으나 은행들로서는 충당금 적립에 따른 실적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업황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조선·해운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역시 채권은행으로서는 쉽지 않은 난제다. 채권단은 앞서 조선사 24개와 해운사 91개를 대상으로 두 차례 신용위험평가를 벌여 이 중 각각 7개와 10개를 워크아웃, 퇴출 등 구조조정 대상으로 걸러낸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호그룹과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현재 구조조정은 무난한 편"이라며 "특히 해운·조선 업종은 업황 전망이 극히 불투명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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