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그룹 후계구도 '둘째 딸' 굳어지나?
대상그룹 후계구도 '둘째 딸' 굳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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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욱 회장 부부 '밀어주기'...최대주주 지위 '확고'

[서울파이낸스 정일환기자]지난 11월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는 눈길을 끄는 공시하나가 올라왔다.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차녀 임상민씨가 지주회사격인 대상홀딩스 주식 60만주를 매입했다는 내용이었다. 총수의 딸, 그것도 차녀의 지분 매입에 이목이 모아진 이유는 대상그룹의 후계구도가 조금은 독특한 형태라는 점 때문이다.

‘미원’ 하나로 대기업 반열에까지 오른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은 슬하에 아들이 없고 딸만 둘이다. 1949년생인 임 회장은 2005년 불거진 횡령 및 비자금 조성 혐의로 재벌총수로는 이례적으로 1년8개월이란 실형을 살았던 인물. 임 회장의 장녀는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결혼했다가 올해 초 이혼한 임세령씨며, 둘째 딸이 임상민씨다.

임세령씨가 이혼 할 당시만 해도 재계는 대상의 후계자가 세령씨일 것으로 생각했다. 비록 지난 2005년부터 대상홀딩스 최대주주 지위는 동생 상민씨 차지였다해도, 장녀가 돌아온 이상 얘기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령씨가 삼성가(家)와의 인연을 정리하고 본가로 돌아온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4월, 뜻밖의 상황이 전개됐다. 임 회장과 부인 박현주 여사가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대상홀딩스의 주식 125만주씩, 총 250만주를 둘째 딸 성민씨에게 넘겼기 때문이다. 당시 매매 가격은 주당 2290원, 총 57억 원 규모였다.

이 때부터 대상주변에서는 후계구도를 놓고 설왕설래가 시작됐다. 이미 20.41%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장녀 세령씨를 밀어주는 대신 최대주주인 둘째 딸의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해줬기 때문이다. 이어 지난달 19일 이뤄진 지분 거래는 대상의 차기 오너 자리를 둘째 딸 성민씨가 확보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부쩍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날의 거래로 인해 상민씨는 언니 세령씨보다 무려 지분율이 무려 18%나 많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최근 영국유학설도 떠돌고 있다. 차기 총수 자리를 물려받기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 이유다.

1980년생인 성민씨는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 미국 유학을 거쳐 최근까지 대상그룹 계열사와 관계사에서 경영 실무를 익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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