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發 해운사 경영위기로 국내조선사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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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형 해운사 잇달아 구제금융 요청
"국내조선업 내년 하반기 회복될 수도"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해외발 해운업계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국내 조선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적인 대형 선사들이 자금난에 봉착했다는 소식에 국내조선사들의 수주감소, 납기연장 등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5위 컨테이너 선사인 독일 페더 될레 쉬파르츠사가 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이외에도 세계 6위업체인 독일 하파그 로이드사도 정부의 대출보증을 확보했으며, 대만 TMT사도 용선료 체납에 따른 자금난에 '홍역'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로 인해 외국해운선사와 조선업체 간 재협상속도가 가속화 돼 국내의 기존 발주 선박에 대한 인도지연이나 주문취소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우려감에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매도 주문이 쏟아지며 국내조선주들이 연일 대거 폭락하고 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발틱운임지수(BDI)가 소폭 상승하고 연말 해양 플랜트 수주 등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긴 하지만, 근본적인 업황 회복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해운산업이 회복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TMT사의 자금문제는 국내 조선업체들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TMT의 자금사정이 악화될 경우 국내 조선소에 발주한 선박의 약 80%에 대해 납기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가능성이 농후해졌기 때문이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TMT사가 발주한 총 35척 중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선종이 31척에 달해 우려할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재 TMT에서 용선료를 받지 못한 국내외 선사들은 TMT의 선박억류, 파산신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독일 페더 될레 쉬파르츠사 역시 국내 조선업체에게 발주한 컨테이너선은 총 8척으로 모두 삼성중공업에서 건조 중이다. 이에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수주한 선박들은 정상적으로 건조 중"이라며 "발주 취소나 인도 연기 등의 요청을 받지 않아 영향은 없다"고 일축했다.

송 연구원은 "현재 국내조선사가 수주한 선박의 인도연기 등은 당연시 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조선해운산업은 유럽쪽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데 이런 해운선사의 부실은 유럽은행의 부실채권으로 연결돼 선박금융 상황은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업황은 내년 하반기쯤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조선주에 대한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 조선업체들은 무더기 발주 취소나 대금 미지급 등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나쁘게 전개되더라도 이미 전체 선박대금 중 선수금과 중도금을 받아놨기 때문에 일부 잔금 회수만 문제가 되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에는 세계 3위 컨테이너 선사인 프랑스 CMA CGM이 정부에 채무상환유예(모라토리엄)을 신청할 수도 있다는 소식에 조선주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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