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선수
골프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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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 선수가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PGA 챔피언십’에서 동양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것도 타이거 우즈와 최종일 라운딩을 하면서 역전승을 했다는 것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더군다나 양용은 선수는 골프를 타이거 우즈와 같이 3살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성년이 다된 20세 넘어서부터 시작한 점을 고려해본다면 가히 충격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의 기개를 세상에 보여준 것입니다.

본인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는 증거입니다. 골프가 그만큼 멘탈 게임이란 증거이기도 합니다. 사실 골프만큼 심리에 좌우되는 스포츠는 많지 않습니다. 객관적 실력으로 하자면 타이거만큼 뛰어난 선수는 없습니다. 골프의 황태자라 불리는 남아공의 어니엘스는 타이거를 가리켜 ‘우리와는 한 차원 다른 골프는 하는 선수’로 극찬한 적이 있습니다. 스윙이나 볼의 구질, 코스 적응력이 일반 선수들과는 다른 등급의 선수란 뜻입니다.

그러면 객관적으론 타이거가 우승하는 것이 맞는데 결과는 양용은 선수의 승리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골프가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른 스포츠에서는 절대 강자는 항상 절대 승리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령 권투 등 격투기에서의 절대 실력자는 본인의 전성기에는 거의 패하지 않고 승리만을 하게 됩니다. 그보다 못한 선수들이 그를 이길 수 있는 확률은 10%도 채 안 되는 것입니다. 혼자서 하는 다른 운동들 대부분이 다 그렇습니다. 승자의 전성기가 끝나야 밑에서 올라올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골프는 다릅니다. 타이거가 아무리 다른 선수들과 차원이 다른 골프를 구사한다 하더라도 나가는 시합마다 우승하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그때그때마다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선수들이 종종 승리를 하게 됩니다. 그만큼 골프라는 운동이 우연성과 그날의 컨디션이나 선수의 심리에 좌우된다는 뜻입니다.

골프를 늦게 시작한 우리 주말 골퍼 분들도 희망을 가지십시오. 늦은 나이에 시작하더라도 본인의 노력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을 양용은 선수가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남다른 노력을 하게 되면 언젠가는 기회를 주는 것이 골프인 것입니다.

필자가 아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 있는 아들한테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골프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사업을 하는 관계로 비교적 살림이 넉넉하여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이 점점 골프를 잘 치기 시작하자 중학교 때부터는 여기 저기 학생들 시합에도 내보내게 되었습니다. 타고난 실력이 있어서인지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학생 선수권대회에 나가 대회 최저 타 우승도 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관련 신문에도 대문짝만하게 나올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그때 신문 스크랩을 가지고 있다 합니다.

대학 다니던 20대 초반에는 KPGA 세미테스트도 합격하였습니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아들이 투어프로가 되기 위한 시합인 정프로 대회에서 두 번이나 연장에서 아깝게 탈락하더니만 그 후로는 의욕을 잃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투어프로가 되는 그 마지막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좌절하고 만 것입니다.              

현재는 나이 서른이 다되어 그 동안 미뤄놓은 국방의 의무를 하면서 술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기대만큼 자라지 못한 아들에 대한 애증을 필자에게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번 양용은 선수의 우승을 계기로 나이 서른도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고 다시 한 번 불쑥 일어나기를 기원해봅니다.    

서울파이낸스 <금융인을 위한 골프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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