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오라클 DBMS 불만 증폭
금융권, 오라클 DBMS 불만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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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유지보수율에 불평 … 대안찾기 고심

[서울파이낸스 고득관 기자] 오라클의 유지보수율에 대한 금융권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오라클 DBMS(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의 높은 유지보수율 때문이다. 오라클 DBMS를 사용하고 있는 은행들은 별다른 대안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계속 오라클 DBMS를 사용해오고 있지만 불만은 계속 증폭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내부 방침으로 앞으로 진행될 신규사업에서 오라클의 DBMS 구입을 원칙적으로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이상 오라클의 DBMS를 도입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른 시중 은행 IT 관련 관계자도 “현재 오라클의 DBMS를 사용하고 있지만, 다른 대안을 찾고 있는 중이다”며 “오라클의 DBMS를 대신할 다른 뾰족한 대안이 나오지 않아 현재로서는 다른 DBMS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 관련 유지보수율은 22%이다. 만원에 오라클의 DBMS 소프트웨어를 구입했다면 매년 2천2백원을 유지보수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 다른 국산 DBMS 업체는 DBMS 유지보수율이 서비스 등급에 따라 10~14% 정도로 책정하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오라클의 높은 유지보수율이 오라클의 강력한 시장 지배력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IDC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오라클은 2008년 상반기 국내 RDBMS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매출 1위 기업으로 엔터프라이즈 부문에서 6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2, 3위를 두고 MS와 HP가 경쟁하고 있지만 오라클 시장 점유율에 절반도 못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얼마 전까지도 오라클이 시장 장악력을 바탕으로 사실상 갑의 행세를 해왔었다”며 “오라클은 전세계 모든 시장에서 22%의 유지보수율을 일괄 적용하는데, 국내에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면 유연하게 가격정책을 펴겠지만 현재로서는 적수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한 DBMS가 상당히 미션크리티컬한 영역이며, 다른 DBMS로 전환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도 오라클의 유지보수율 정책에 한 몫하고 있다. 한번 DBMS를 선택하면 다른 DBMS로 전환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SI업체의 한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 시 오라클의 네임밸류가 높다보니 성능과 무관하게 고객사들이 오라클의 DBMS를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다”며 “오라클의 DBMS 버전 업을 따라 오라클의 DBMS를 계속 사용하면서 유지보수율 부담을 떠안기 때문에 별다른 대안 없이 불만만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오라클의 관계자는 “오라클은 서비스에 합당한 대가를 받고, 대가에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며 “유지보수율을 6~8% 낮추면 지원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3, 4년 후엔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는 통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낮은 유지보수율이 전반적인 IT 산업에 득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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