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시스템 오류 “낡은 연결회선이 문제”
KRX 시스템 오류 “낡은 연결회선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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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구축 대상에서 채권‧정보분배시스템은 빠져
오류 발생한 벤더업체, 품질 떨어지는 Async 사용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한국거래소(KRX)의 시스템 오류가 차세대시스템 문제가 아닌 각 경제정보 벤더업체에게 제공되는 낡은 연결회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KRX는 지난 23일부터 25일 사이, 증권정보 단말기를 통한 채권시장 관련 데이터 제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장내 국채 호가와 체결, 최종호가 수익률 등의 데이터 전송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KRX가 제공하는 데이터의 흐름을 살펴보면, 우선 KRX가 주식‧채권‧파생상품 등의 관련 정보를 모아 코스콤에 전달한다. 이후 코스콤이 이를 정보분배시스템을 통해 각 벤더업체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제공과정에서 오류가 난 것이다.

KRX 관계자는 “모든 정보가 잘못 나간 것이 아니라 코스콤이 담당하는 채권 정보 분배에만 문제가 있었다”며 “피해를 본 것도 모든 업체가 아닌 연합인포맥스와 이데일리의 마켓포인트였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의 경우 이틀간, 이데일리는 하루 동안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콤 역시 자사가 제공하는 채권 정보분배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코스콤 관계자는 “좀더 알아볼 필요가 있지만, 코스콤이 담당하는 정보분배시스템에 오류가 일어난 것은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차세대시스템과의 연관성은 전혀 사실 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정보분배시스템이 이번 차세대시스템 구축의 대상이 아니다. KRX의 차세대는 매매 체결을 담당하는 시장시스템은 코스콤이, 종합 감리 및 상장공시를 담당하는 시장관리 시스템은 삼성SDS가 맡아 구축했다. 주식‧파생상품의 주문‧전달‧접수‧통보까지의 과정만을 담당한 것이다. 더욱이 구축 대상에는 주식과 파생상품만 들어가 있을 뿐, 채권은 애시 당초 빠져있었다.

오히려 분배 이전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송출 과정에서 오류가 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여러 정보벤더 업체 중 유독 특정업체에서만 문제가 발행한 것이 이 같은 지적에 신빙성을 실어준다.

코스콤 관계자는 “코스콤의 정보분배시스템과 연합인포맥스‧마켓포인트 사이에 연결된 회선은 Async다”며 “현재 정보제공 벤더업체 중 Async를 쓰는 곳은 극소수”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Async는 최근 보급이 늘어나고 있는 UDP에 비해 가격이 싸고 품질이 떨어진다.

코스콤이 작년 5월 오픈한 자체 차세대시스템 ‘파워베이스’ 역시 각 증권사와 연결하는 회선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주력했었다. 자체 시스템이 아무리 좋아도 연결회선이 낡으면 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연결회선은 수돗물을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에 비유할 수 있다”며 “정수장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파이프라인이 녹슬면 녹물이 나오고, 수돗물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연결회선 역시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KRX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으로 벤더업체에게 제공하는 정보의 양과 속도는 배 이상 늘었는데 낡은 연결회선이 이를 견디지 못하면서 과부하가 걸렸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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