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의 달인, M&A로 눈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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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3차례 M&A로 HW업체에서 보안업체 변신
“보안기술은 우리가 최고, 안연구소 따라잡겠다”
올해 보안·SW유통 M&A 추진…유동성 확보에도 주력

<에스지어드밴텍 은유진 대표 인터뷰>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최근 에스지어드밴텍은 IT업계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M&A(인수합병)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작년 12월 어드밴텍테크놀로지와 스캐니글로벌이 합병해 에스지어드밴텍으로 사명을 바꾼데 이어, 지난 1월에는 종합분석시스템 업체인 센트리솔루션을 인수했다. 이에 잎서 스캐니글로벌은 작년 8월 SGRI를 인수한 바 있다.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무려 3건의 M&A를 성사시킨 것이다.

▲ 에스지어드밴텍 은유진 대표
25일 에스지어드밴텍 본사에서 만난 은유진 대표는 이처럼 잦은 M&A 시도에 대해 “사업기반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는 판단 하에 빠르게 보안업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오랜 기간 보안업계에서 근무한 만큼, 기술력만큼은 그 누구에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 여러차례의 M&A를 통해 에스지어드밴텍의 사업분야가 크게 변화한 것 같다. 자세한 설명을 해달라.

과거 어드밴텍테크놀로지는 대만의 산업용 컴퓨터를 유통하는 하드웨어 사업이 주력이었다. 하지만 최근 하드웨어의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작년말 산업용 컴퓨터를 만드는 CAG사업부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임베디드 OS를 유통하는 ESG사업부를 분사시켰다.

대신, 토탈보안 솔루션 업체로의 변신을 위해 작년부터 센트리솔루션, 백신업체인 SGRI, PC보안 업체인 스캐니글로벌을 M&A했다. 이들 업체와의 M&A는 이미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어드밴텍테크놀리지의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 올해도 M&A를 추진할 계획이 있는가?

물론이다. M&A는 올해 추진 사업 중 최우선 순위에 있다. 오는 26일 주주총회가 끝나면, 4월부터 본격적인 행동에 들어갈 것이다.

우선 서버․PKI(공개키기반구조)․네트워크 보안 업체를 M&A할 계획이다. 이미 몇몇 업체와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 중이다. 4월 이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 150~200억원 가량의 SW업체 유통회사도 M&A할 예정이다. 시장접근성을 높이고, SW의 마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또한 광고매체를 M&A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국내 백신시장은 600~700억 규모로, 시장성장률이 정체된 상태다. 에스지어드밴텍은 시장점유율이 12%에 머물고 있어 기존 업체의 시장을 뺏어 와야 하는 입장이다. 인지도 상승이 필수적이란 예기다. 특히 네티즌을 타깃으로 한 광고에 주력할 계획이다.

- 국내 IT업계는 M&A가 잘 일어나지 않는 곳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M&A 성사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SGRI 박정호 전 대표와는 한국정보보호진흥원에서 근무를 하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특히 영세한 보안업체가 난립해 있는 국내 시장에서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서로 공감했다. 또한 보안기술면에서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는 자신감도 한몫을 했다. (은유진 대표는 스캐니글로벌 전 사장, 박정호 대표는 SGRI 전 사장 출신)

어드밴텍테크놀로지와의 M&A는 양사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성사된 것이다. 어드밴텍테크놀로지는 하드웨어 사업부문을 분사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했고, 스캐니글로벌은 상장사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 M&A를 통해 어드밴텍테크놀로지는 보안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삼게 됐고, 스캐니글로벌은 우회상장을 통해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현재 은유진 대표는 18.33%의 지분율로 에스지어드밴텍의 최대주주다.) 최종적으로는 과감한 M&A로 세계적인 보안업체로 성장한 시만텍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 올해 사업목표는 무엇인가?

2010년 국내 제1위의 보안업체가 된다는 ‘첼린지(challenge) 2010’을 가동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는 전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매출 300억과 순이익 50억을 달성하겠다. 이미 3월 기준으로 매출 80억원을 올린 상태다. 이어 2010년에는 매출 700억, 순이익 90억을 올릴 계획이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국내 1위 보안업체가 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신주발행, 공모주 청약, 블록딜, 유무상 증자, 자사주 매각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특히 기존 주식의 70% 가량이 묶여있기 때문에 유통 주식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 라이벌 업체가 있다면?

국내 1위 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다. 최근의 M&A 역시 PC부터 응용 관제까지 모든 보안솔루션의 라인업을 갖춰 안연구소보다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시가총액에서도 안연구소를 뛰어넘겠다. 현재 에스지어드밴텍의 시총은 200~210억원에 머물고 있다. 빠른 시간 내에 1000억원을 넘어 안연구소를 뛰어넘는 것은 물론, 기관편입종목으로 지정되는 것이 목표다.

- 보안시장 공략을 위한 특별한 비책이 있다면?

기존 보안업체의 제품들은 대부분 패키지 소프트웨어였다. 팔기만 했을 뿐, 그 이후의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에스지어드밴텍은 유지보수를 넘어서 위탁 운영관리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고객사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은유진 대표는 경복고등학교와 아주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한국정보보호진흥원에 입사했다. 이후 2000년 시큐브를 설립했으며, 2004년에는 스캐니글로벌의 대표로 취임했다. 현재는 작년 11월 어드밴텍테크놀리지와의 합병을 통해 에스지어드밴텍의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은 대표는 1996년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이래, 14년간 보안업계에서 한 우물만을 파왔다. 스스로도 보안업계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낼 정도로 관심이 남다르다. 보안기술에서만큼은 “내가 최고”라는 자신감에서는 ‘달인의 풍모’마저 느껴졌다.

인터뷰 말미, 국내 보안시장에 대한 조언을 해달라는 부탁에 은대표는 “국내 보안업계도 이제 더 이상 국내시장에만 만족해서는 안 된다. 자존심 싸움으로 영세한 업체가 난립하기 보다는 적극적인 M&A를 통해 규모를 키워 궁극적으로는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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