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줍니다"…'공짜폰' 혈투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줍니다"…'공짜폰'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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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불 댕기자 KTF '맞불'...과열 경쟁 '눈총'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줍니다" 이동통신시장이 연초부터 과열 경쟁양상을 빚고 있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SKT의 공세에 KTF의 맞불. 그 사이에서 LGT는 새우등 터지는 형국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공짜폰 경쟁'에 먼저 불을 댕긴 곳은 SK텔레콤. 1월 중순부터 SK텔레콤 대리점 및 판매점에서 30만-50만 원대인 휴대전화가 공짜폰으로 둔갑했다.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공짜폰'이 쏟아지고 있다.

예컨대, 용산 전자상가 내 판매점에서는 삼성전자의 SPH-390(출고가 34만 1천 원), SPH-W460(38만 8천300원), SPH-W510(52만 8천 원), LG전자의 LG-SH240(33만 5천500원), LG-SH400(41만 8천000원), 팬택의 IM-S330(41만 8천 원), 모토로라의 Z8M(42만 2천400원) 등 20여 종의 모델이 공짜로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은 보조금의 규모가 더욱 크다. 이동통신 사용자 모임인 온라인 사이트 '세티즌'에서는 가입비까지 면제해 주고 있다.

SK텔레콤이 유통하고 있는 LG전자의 비키니폰(LG-SH640, 출고가 44만 9천900 원)과 모토로라 페블폰(VU20, 42만 3천500원)은 신규 가입자에게 '공짜+가입비 면제' 조건으로 판매되고 있다.

모토로라의 Z8M은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삼성전자의 SCH-S510은 신규 가입자에게 공짜로 유통되고 있다.

온. 오프라인 판매점에서는 신규 가입이나 번호이동을 가리지 않고 공짜폰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가입비도 면제해주고 있다.

공짜폰 제공과 가입비 면제 등의 혜택은 이동통신업체들이 가입자 유치에 혈안이 돼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현상. 통신시장 과당경쟁이 재연되고 있는 것.

공짜폰 공세 대열에 나서기는 KTF도 마찬가지. SK텔레콤에 맞서 KTF도 리베이트를 확대하며 공짜폰으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역시 세티즌에서 KTFT의 EV-W420(출고가 46만 7천500원)과 삼성전자의 SPH-W2700(44만 5천500원) 단말기는 무료에 가입비도 없이 판매되고 있으며, LG전자의 LG-KH2200(42만 9천 원)은 3세대 전환 가입자에게 공짜로 제공되고 있다.

이 같은 공짜폰 공세 등에 힘입어 두 회사의 1월 가입자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SK텔레콤은 1월 신규가입자 시장에서 45만 명을 유치했다. KTF의 신규가입자도 4분기 월평균(26만 4천 명)보다 12.6% 증가한 29만 8천 명에 달했다.

반면, 공짜폰 제공을 자제한 LG텔레콤은 1월 신규 가입자는 18만 명으로 4분기에 비해 감소했다. SK텔레콤이나 KTF에서 LG텔레콤으로 옮긴(번호이동) 소비자는 8만 명에 그쳤으나 LG텔레콤과 맺은 계약을 해지한 고객이 23만 명에 달했다.

특히, SK텔레콤과 KTF의 과열 마케팅 전쟁은 KT-KTF 합병을 둘러싼 양사의 주장을 스스로 부인하는 꼴이어서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21일 KT와 KTF가 합병하면 "통화품질, 요금 등 본원적 경쟁은 사라지고 소모적인 마케팅 비용 경쟁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KTF 모회사인 KT의 이석채 사장은 "제살깎기 방식의 이동통신 마케팅 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했었다.

지난해 상반기 마케팅 과열에 따른 큰 폭의 영업적자 기록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이통사들이 연초부터 시장을 혼탁 시키는 데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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