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베어마켓 랠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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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반등 가능하지만 경기침체 못막아"
금융불안 진앙지인 美 부동산 시장이 '관건'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변동성 장세가 연일 계속되면서 향후 증시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금융불안 해소를 위한 전세계적 공조 노력이 증시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경기침체 우려감이 증시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증시 비관론자들은 특히 글로벌 금융불안의 원인인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가 더욱 심화될 수 있는만큼 추가로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단기반등 가능성 유효"
지난 주말 코스피 지수는 전일 뉴욕증시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1200선까지 내주며 하락 마감했다. 내달까지 공적자금 7000억달러 가운데 2500억달러를 금융회사에 투입하기로 밝히는 등 미국의 구제금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뉴욕증시의 반등세를 이끌었던 반면, 국내 증시는 경기하강 우려가 지수상승을 가로막았다.
최근에는 그동안 미국발 금융위기에 가려졌던 국내 금융시장의 잠재위험이 점차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국내 증시의 복병으로 등장한 환율은 여전히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중금리 또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가계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부동산 가격마저 하락세를 보일 경우 잠재적 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경기침체 우려는 금융주를 포함해 철강, 조선, 해운, 건설 등의 주가를 큰폭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 역시 경기침체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그동안 하락폭이 과도했던 만큼 반등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대신증권 성진경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의 급락 원인은 외국인의 무차별적 매도공세에 있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국내외 잠재적 위험 요인들이 자리하고 있다"며 "주가반등의 기대심리가 무산되면서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취약점들이 뚜렷히 드러난 셈"이라고 말했다.
성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전세계 주요국들이 대규모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침체 장기화를 제어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난 8일에 이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 공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 역시 정부의 장기주식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 유동성 경색 완화를 위한 기준금리 인하, 외환당국의 달러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의 조치가 주식시장의 가격결정 능력을 회복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양종금 증권 이재만 애널리스트는 "시중자금이 원활하게 유통되지 못하고 금융기관의 신뢰도가 낮아지는 현재의 경기침체 국면에서는 투자자들의 고통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며 "특히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는 우리와 같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가에게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경기침체 구간에도 '반짝 반등'할 가능성은 있다"며 "강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리스크지표가 호전되고 있다는 점과 글로벌 정책공조가 신흥국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단기적인 반등이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가격 15% 추가하락" 
반면 글로벌 증시가 아직 최악의 국면까지 진입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2년전 현재 금융위기를 예측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경기침체 기간이 2년 가까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는 "시장과 경제에 여전히 심각한 하강 위험이 있다"며 "앞으로 경기침체와 금융손실의 혹독함에 놀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로벌 증시가 바닥에 도달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이 당초 예상된 1~2조달러보다 훨씬 많은 3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주택가격이 최고점 대비 25% 하락했지만 15%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는 만큼 금융기관의 연쇄도산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IMF에 따르면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미 금융기관의 손실규모는 2007년 10월 2400억달러에서 올해 4월 9450억달러, 9월에는 1조3000억달러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파생상품의 복잡한 금융거래로 인해 정부조차 정확한 손실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특히, 부동산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CDS(신용디폴트스왑)는 추가로 부실화될 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붕괴가 유럽 및 아시아 신흥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7월말 기준 미국 주요도시 20곳의 집값은 1년 전보다 무려 16.3% 급락했으며, 영국의 평균 집값도 같은 기간 10%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은 0.58% 하락하는 데 그쳤으며, 중국(상하이)는 오히려 30% 가까이 뛰었다.
과거 부동산 버블 붕괴기에 부동산 가격이 30% 정도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은 향후 10% 이상 추가 하락을 예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경제연구원 현석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공급과잉 지속, 은행 연체율 증가, 모기지금리 상승, 높은 가계부채 비율 등으로 미국 부동산 경기는 당분간 부진 양상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구제금융 조치로 미국 금융위기는 진정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지만 2010년 께야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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