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했다. 1분기 내수 회복세가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전망 경로가 대폭 상향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해당 증가세에는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커, 2분기 중 조정국면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한국은행은 '5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5%로 0.4%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한은이 올해 GDP를 0.4%포인트 상향 조정하는 것은 1분기 GDP 서프라이즈의 영향 때문이다. 한은은 "1분기 내수가 소비·건설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예상을 상회했다"며 "다만 이 같은 증가에는 일시적 요인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 2분기 중에는 조정국면을 거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1분기 중 양호한 날씨로 대외활동이 증가했으며, 대규모 건축공사가 빠르게 진척됐다. 여기에 이전지출의 조기집행과 휴대폰 신제품의 조기 출시 영향도 가세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은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로 6000억달러를 예상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520억달러)를 크게 상회한다. IT경기 회복세, 미국의 강한 성장세 등에 따른 수출 호조에 힘입어 흑자폭이 당초 예상보다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내년 경제성장률은 기존 2.3%에서 2.1%로 0.2%p 하향 조정됐다. 이에 대해 한은은 "내년에는 올해 전망 상향조정에 대한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성장률이 다소 하향 조정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은 기존과 같은 2.6%, 2.1%로 전망했다. 또한 당분간 2%대 후반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나, 하반기 중 2.5%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 높아진 환율 수준 등으로 상방압력이 다소 커졌지만, 소비 회복세가 완만하고 정부대책이 물가압력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물가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향후 성장경로 상에 주요국 성장‧물가흐름과 통화정책 운용, IT경기 확장 속도, 국제유가와 환율 움직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물가의 경우 기업의 가격인상 확산정도, 공공요금 조정 시기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됐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경제는 IT경기 상승, 주요국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수출이 견조한 가운데 소비 성장경로도 상향 조정되면서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은 추세적으로 둔화될 것이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 물가목표 수렴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향후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은은 불확실성이 가장 높은 지정학적 갈등과 글로벌 통화정책 기조와 연관된 두 가지 대안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먼저 이스라엘‧하마스간 종전 협상이 타결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이 진정될 경우다. 이 경우 부정적인 공급충격이 완화되면서 올해 성장률이 기본전망 대비 0.1%p 상승하고, 물가상승률은 0.1%p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동지역 분쟁이 더 악화되고 러·우 전쟁의 규모가 확대되는 경우는, 주요 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금융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올해 성장률이 0.2%p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은 0.3%p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긴축기조가 장기화될 경우도 예상했다. 이 경우 글로벌 교역 및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올해 성장률이 0.1%p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물가상승률은 긴축기조 장기화에 따른 환율상승과 국내 경기둔화의 영향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대체로 기본전망 안쪽에 머무를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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